LIV 오일머니에 PGA '맞弗 작전'

상금 확올린 특급대회 개최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20명의 정예 멤버만 출전하는 ‘특급 대회’를 신설한다. ‘오일 머니’를 앞세워 PGA투어 선수들을 대거 빼내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리브(LIV) 인비테이셔널 골프 시리즈에 반격을 가하는 전략이다.

제이 모너핸 PGA투어 커미셔너는 25일(한국시간) 2022~2023시즌 계획을 발표하며 특급 선수들만 출전하는 대회 4개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특급으로 분류되는 선수들은 신설되는 4개 대회를 비롯해 기존 메이저 4개 대회, 3대 인비테이셔널,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3개 대회 그리고 선수 본인이 선택하는 3개 대회 등 20개 대회에 의무적으로 출전해야 한다.PGA투어는 이들 4개 대회의 총상금을 2000만달러 안팎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LIV 시리즈의 총상금은 2500만달러지만 대회 수가 8개로 두 배다. 모너핸 커미셔너는 “시즌 내내 20개 대회 이상에서 최고 선수들이 경쟁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특급 선수 지위는 PGA투어의 선수영향력프로그램(PIP) 상위 20명에게 부여될 것으로 예상했다. PGA투어는 다음 시즌부터 PIP 상위 10명의 선수들에게 나눠주던 보너스(5000만달러)를 1억달러까지 늘린 뒤 이를 상위 20명에게 지급한다.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는 “열심히 하는 모든 선수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PIP 순위를 기준으로 특급 선수를 선발하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선수들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인 PIP는 성적보다 인지도 등으로 더 큰 점수를 얻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통사고로 공식전에 한 번도 못 나온 타이거 우즈(47)와 ‘톱10’ 성적이 PGA챔피언십 우승 한 번인 필 미컬슨(52·이상 미국)이 작년 PIP 톱10에 오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해당 시즌의 종합 지표로 여겨지는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10명 가운데 6명이 PIP 톱10에 들지 못했다. 미국 골프채널은 “매킬로이는 열심히 하면 된다고 하지만 ‘새 얼굴’들은 이 명단에 들기 매우 힘들다”며 “특히 젊은 선수들에겐 기회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PGA투어는 이를 고려한 듯 투어 카드를 보유한 125명의 선수에게 최소 50만달러의 수익을 보장해주겠다고 덧붙였다. 또 커트 탈락한 선수에게 5000달러의 위로금도 주기로 했다.

PGA투어의 변경안에 대해 그레그 노먼 LIV 시리즈 대표(67·호주)는 “(PGA투어의 발표는) 하루 늦었고, 1달러가 부족하다”고 조롱했다. PGA투어가 LIV 시리즈를 모방했고, 상금도 부족하다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