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미트' 진서연 "아이 살리려 악행 저지르는 매력적 캐릭터"

자녀 유괴당한 연주 역…"여배우들이 이끄는 엄마판 '테이큰'"
"세련된 액션은 없지만 자기 자식을 찾겠다는 신념 하나로 말도 안 되는 일들을 벌이죠. 그동안 국내에서 여성 배우들이 주도적으로 극을 이끄는 누아르 영화는 없었잖아요.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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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만난 진서연은 영화 '리미트'에 대해 "엄마판 '테이큰'"이라며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궁금해서라도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리미트'는 아동 연쇄 유괴사건을 소재로 한 스릴러다. 진서연은 아이를 납치당하고 절망에 빠지는 엄마 연주를 연기했다.

사건을 맡은 경찰관이자 싱글맘인 소은(이정현 분), 범죄집단 수괴 혜진(문정희) 등 여성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액션 연기도 펼치는 보기 드문 영화다.
연주는 그저 유괴사건 피해를 당하고 아이를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평면적 캐릭터가 아니다. 진서연은 "아이를 살리려는 착한 역할이 아니라 악행을 저지른다는 복선이 있어서 매력적인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진서연은 영화 초반 자녀를 범죄조직에 빼앗긴 엄마의 애끊는 고통을 연기했다.

그는 "아이가 납치당해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상태의 감정을 추론해봤더니 말도 안 되는 고통일 것 같았다"며 "생각하지 않고 느끼는 만큼 연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감정 연기를 준비하기 위해 다섯 살 아들과도 거리를 뒀다.

"촬영에 들어가기 사흘 전부터 아이와 떨어져 있었어요.

밥도 안 먹고 바깥에 나가지도 않고 호텔방에 있다가 촬영장에 갔죠. 제가 그렇게 똑똑한 배우가 아니라서 캐릭터를 흡수하는 데 좀 오래 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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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뮤직비디오 촬영으로 데뷔한 진서연은 올해로 20년 차 연기자가 됐다.

과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독전'(2018)의 미치광이 마약중독자 보령이 가장 강렬한 인상의 캐릭터로 관객 머릿속에 남아있다.
진서연은 "'독전' 이후로는 더 세고 자극적인 역할만 들어온다"며 "저는 똑같이 꾸준하게 연기해왔고 '독전'에서 유독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관객 눈에 띄었을 뿐"이라고 했다.

'독전'의 보령과 '리미트'의 연주는 모두 그동안 한국영화에 등장한 전형적 여성 캐릭터와는 결이 다르다. 진서연은 "그동안 여성이 주체적으로 극을 이끌거나 시련을 극복해나가는 역할을 했고 남성을 떠받치거나 기능적인 역할은 거의 거절했다"며 "밑바닥까지 가는 처절한 치정멜로 연기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