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돌풍…부품사 신바람

삼성 갤럭시Z 플립4·폴드4
사전판매 100만대 육박 인기

KH바텍 '외장 힌지' 출하량 4배
파인테크닉스 베트남공장 풀가동
지지부진했던 주가도 반등 조짐
스마트폰 부품업체 세경하이테크의 베트남 공장 가동률은 8월 현재 100%를 기록 중이다. 6월 말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용 광학필름 양산을 시작한 이후 7월 90%, 8월 100%로 가동률이 뛰었다. 폴더블폰 디스플레이에는 접을 수 있는 유리 소재로 만든 ‘초박형 강화유리’(UTG)가 사용되는데 이 회사는 UTG 보호용 광학필름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산하고 있다. 회사 측은 “공장이 완전가동 중인 가운데 최근 물량이 더 늘어나 주야 2교대 체제를 운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4·폴드4’ 등 폴더블폰이 흥행하면서 폴더블폰 부품을 생산하는 중견기업들도 잇따라 완전가동 체제에 들어가고 있다. 올해 폴더블폰 시장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부품업체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파인테크닉스 역시 베트남 공장을 완전가동하고 있다. 7~8월 연속 생산능력을 최대치로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폴더블폰을 부드럽게 접었다 펼 수 있게 돕는 부품인 메탈플레이트(내장 힌지) 제조업체다. 외장 힌지 전문기업 KH바텍도 생산능력을 100% 가동하고 있다. 상반기 200만 대 수준이었던 출하량이 3분기 네 배 이상으로 불어날 것으로 IBK투자증권은 예상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이들 세 기업은 2019년 삼성이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을 내놓을 때부터 함께 호흡을 맞춰온 부품업체로 각 부품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산할 수 있다.

부품업체들이 속속 완전가동에 들어간 것은 폴더블폰 흥행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6~22일 7일간 진행된 플립4와 폴드4 사전 판매에서 예약된 물량이 97만 대에 달한다고 밝혔다. 전작의 사전 판매량(7일간 92만 대)보다 5.4%가량 늘어나 역대 폴더블폰 중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을 1000만 대 넘게 팔아 올해를 대중화의 원년으로 만든다는 각오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세계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지난해 900만 대에서 올해 1600만 대로 73% 성장할 것으로 봤다. 글로벌 1위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80%를 살짝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폴더블폰 대중화에 속도가 붙을수록 부품업체들의 실적도 덩달아 좋아질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KH바텍의 올해 실적 예상치는 매출 4408억원, 영업이익 408억원이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29.7%, 영업이익은 51.7%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파인테크닉스가 매출은 전년 대비 55.9% 늘어난 6758억원, 영업이익은 79.9% 껑충 뛴 646억원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세경하이테크 매출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2875억원, 영업이익은 29.3% 늘어난 22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NH투자증권)됐다.글로벌 증시 영향으로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주가도 폴더블폰 흥행 소식이 알려진 23일 이후 반등하는 모양새다. 파인테크닉스는 24일 6.12% 급등한 데 이어 25일에도 4.7% 뛰었다. 세경하이테크는 24일 5.17% 상승한 데 이어 25일에도 0.55% 올랐다. KH바텍은 24일 6.63% 뛰었다. 한 부품업체 대표는 “폴더블폰이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주춤했던 스마트폰 시장 전반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