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노루 뛰노는 대구수목원

힐링공간 바뀐 쓰레기 매립장
지역서 구조·치료된 꿩 등
동물 100여마리 10월 방사
410만t 규모의 쓰레기 매립장이 연간 200만 명이 찾는 관광과 힐링의 공간으로 바뀐 대구수목원이 야생동물과 공존하는 공간으로 또 한 번의 변신을 한다. 생태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에서 구조 치료된 꿩 다람쥐 노루 등 야생동물 100여 마리를 오는 10월 방사한다.

홍성주 대구시 환경수자원국장은 25일 “대구수목원의 이런 변신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식물뿐만 아니라 작은 동물이 함께해 대구수목원의 생태 건전성을 높이고 숲의 오감 힐링 효과도 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대구수목원 자리는 1986년부터 1990년까지 생활 쓰레기 410만t이 매립돼 5년간 방치된 대표적인 혐오시설이었다. 1997년 수목원 조성 계획에 따라 공사가 시작돼 2002년 24만6503㎡의 대구수목원이 조성됐다. 2020년 78만1279㎡로 확장됐다. 삼지구엽초 벌깨풀, 구상나무, 가침박달, 히어리 등 희귀초목과 멸종위기 야생식물 22종 등 2000종 45만 본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1, 2차에 걸쳐 339억원의 국·시비가 투입됐다.

대구수목원은 30여 년 만에 관광과 힐링의 핫플레이스로 변신했다. 코로나 위기를 겪은 2020년부터 관람객이 2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대구 관광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구를 방문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로 올라섰다.

대구시는 지역 내 서식하다가 다친 야생동물 가운데 구조 치료 재활이 끝나 자연으로 돌아갈 준비가 된 개체 중 수목원 주변 자연 상태 개체와 경쟁하지 않고 수목원 식물에 피해를 주지 않는 종과 적정 개체수를 전문가 의견을 받아 10월 방사할 계획이다.홍 시장은 “최근 3년간 코로나로 더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 자연경관 관광 명소인 대구수목원이 식물과 동물이 어우러지는 생태 관광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며 “수목원에서 재롱둥이 다람쥐와 수줍은 듯 날뛰는 꿩, 멀리 숲속에서 뛰어다니는 고라니와 노루를 가족과 함께 지켜볼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