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전통시장 '라방' 깜짝 등장…"저도 어제 참기름 주문했다"

"발로 뛴단 각오로 소상공인 챙겨야"
비상경제민생회의서 부처에 주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전통시장 라이브 방송에서 참기름 판매원으로 깜짝 등장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통시장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행사의 일환이다. 고물가·고환율로 어려운 서민 민심을 달래기 위해 윤 대통령이 현장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동구 암사종합시장의 한 기름집에서 진행된 인터넷 라이브커머스 방송에 깜짝 출연했다. 이곳에서 열린 제6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참석하기 전 잠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자리에 쇼호스트로 나선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제가 떴다 하면 매출이 세 배”라며 “대통령 후광을 입고 오늘 완판해보겠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윤 대통령 역시 “저도 어제 (참기름을) 주문했다”며 주문을 독려했다. 방송에는 참기름·들기름 세트를 든 윤 대통령의 손과 목소리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방송 후 이 장관에게 “장관을 할 게 아니라 쇼호스트를 하는 게 더 잘하겠다”고 농담을 건넸다.윤 대통령은 이어 온라인 장보기 등 암사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플랫폼 전환 현장을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자택에서 미리 인터넷으로 주문한 나물 반찬 등을 포장해가기도 했다. 암사시장은 디지털 혁신에 맞춰 변화하는 대표적인 전통시장으로서 이번 비상경제민생회의 장소로 선정됐다.

윤 대통령은 시장을 방문한 뒤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 복구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 정부 소상공인·자영업자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생업에 바쁘다 보면 정부가 어떤 정책을 세워서 추진하고 있는지 잘 몰라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각 부처에 “직접 발로 뛴다는 각오로 이분들을 세심하게 챙겨주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암사시장 사례처럼 전통시장에서 온라인 디지털 혁신 기술을 접목해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고물가·고환율 상황에 맞춰 현장 행보를 늘리고 있다. 전날에는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에 참석해 청년 농부들을 격려했다. 26일에는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지역 민심을 챙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간 인적 쇄신·감찰 등의 현안으로 윤 대통령의 민생 행보가 주목받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도 일선 경제현장을 둘러보는 일정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