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산업 中企 탄소중립 선도 사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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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조사에서 중소기업 46.7%가 ESG에 대해 아직 모른다고 답했다. 34.6%는 준비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공급망 ESG가 중요해지면서 중소기업에게도 ESG 경영이 필수로 다가오고 있다[한경ESG] ESG 클럽 월례포럼 “협력업체와의 공급망이 강조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중소기업에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습니다.”
지난 8월 14일 롯데호텔 서울 크리스탈볼룸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ESG 클럽 월례포럼 특강에 나선 김학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은 이같이 말했다. 2020년 중소기업 기본통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국내 전체 기업의 81.3%에 달한다. 대기업은 18.8%에 불과하다. 김 이사장은 우리 경제의 허리인 중소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며, 중진공의 ESG 경영 지원 사례를 소개했다.
‘ESG’ 잘 모르는 중소기업들중소기업은 여전히 ESG를 낯설어한다. 2021년 6월 중진공이 실시한 중소기업 ESG 대응 동향 조사에 따르면, ESG에 대해 잘 모른다고 대답한 기업이 46.7%에 달했다. ESG 준비 여부에 대해서는 34.6%가 ‘관련 준비 계획이 없다’고 했으며, 25.7%만 준비가 됐거나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온실가스 저감 등 환경(47.7%) 부문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김 이사장은 “ESG가 현실로 다가옴에 따라 중소기업이 잘 모른다고 해도 ESG 경영을 해야만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면서 “ESG 경영에 대한 인식 확산은 물론 저탄소·친환경 분야의 정책자금 지원과 진단·컨설팅, 인력 양성 등 다각적 지원이 필요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이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SG 우수 기업 금리우대 혜택을 받거나 대출 심사 때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정책 금융에서도 ESG 분야 모태펀드 출자나 그린 기술 유망 기업 융자(중진공), 녹색 보증과 소셜 임팩트 보증(기술보증기금), ESG 평가 기반 대출 지원(한국수출입은행) 등을 제공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중소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협력사인 대기업도 공급망 관리를 위해 ESG 지원 정책에 대해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중진공의 대표적 중소기업 지원사업은 넷제로 유망기업 자금 지원(200억원)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스마트 공장 보급 지원(19.7억원), 탄소중립 분야 사업 전환 추진 기업 대상 시설 및 운전자금 지원 등이 있다. 저탄소 공정 전환이 시급한 중소기업 대상으로 자발적 감축설비 투자도 지원하며 올해 신규 예산 304억원을 확보했다. ESG 채권 인증을 획득한 중소벤처기업진흥채권으로도 중소기업을 돕고 있다. 특히 뿌리산업 중심 탄소중립 선도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고령 주물단지 기업을 대상으로 탄소중립 수준 진단을 시범 실시해 총 1084tCO2의 탄소배출을 감축했다. 이어 반월 표면처리단지, 충주 뿌리산단, 부산 패션칼라산단 등 국내 주요 산단 170개 기업의 탄소중립 수준 진단을 실시해 1만6492톤의 탄소저감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충주 뿌리사업 특화 단지에서는 26개 입주 기업 11곳이 참여해 에너지 효율 향상 등 탄소저감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탄소중립 수준 진단은 설비 교체를 통한 에너지 효율 개선과 공정 개선으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열처리 공정을 바꿔 발열량을 줄이고 프레스기, 변압기 등 설비를 개선하거나 추가하는 형태로 지원한다.
중소기업 ESG 자가진단 시스템 개발
김 이사장은 “에너지 전환 시설 개선의 경우 재무제표보다는 기술성과 사업성을 보고 지원하기에 부채가 많더라도 지원받을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을 갖췄다”며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분야, 예를 들어 용접 기술이나 특수 기술과 관련한 학교를 신설해 등록금을 지원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중진공은 중소기업 ESG 자체 진단과 처방을 위해 중소벤처기업 맞춤형 ESG 경영 안내서와 자가 진단 시스템을 개발해 배포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형 ESG 지표를 개발해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는 ESG 공통지표 23개를 내놓았다. 중소기업형 ESG 지표를 살펴보면, E 부문에서 환경 목표 계획 및 수립 등 ‘환경경영 정책’, 온실가스 배출과 수처리·폐기물 관리 등 ‘환경경영 관리’와 ‘환경경영 성과’를 포함한 10개, S 부문에서 지역사회·공급망·근로자 등 이해관계자를 위한 ‘사회적책임 정책’ 등 7개, G 부문에서 윤리경영 정책 수립과 비윤리적 이슈 관리, 법규 준수 매뉴얼 등 ‘지속 가능 관리’를 포함한 3개 그리고 ESG 전반 부문에서 ‘ESG 인식 개선’, ‘ESG 담당 인력 역량 개발’, ‘지속 가능 경영 인증’ 등 3개 항목이다.
중진공은 인력 지원을 위해 상생 협력형 내일채움공제로 핵심 인력의 장기 재직과 중소기업 경쟁을 강화하는 협업 모델도 제시한다. KB국민은행과 협력해 ESG 우수 기업을 선별해 금융기관의 ESG 대출 금리인하 혜택도 제공한다.
김 이사장은 “비즈니스 목적이 이윤에만 있다는 경제학원론에서 나오는 내용이 이제는 달라졌다”라며 “사회적가치가 이윤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회적가치 창출에 노력하는 기업이 많아져 대한민국 경제가 더욱 성장하고 따뜻한 협력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대기업도 상생 활동을 통해 중소기업과 ESG를 함께 실천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품의 ESG 가치 높이는 CJ제일제당
이어 장민아 CJ제일제당 ESG센터장이 식품 및 바이오 기업의 ESG 사례를 발표했다. CJ제일제당은 국내와 해외 전 사업장을 포함하는 전사적 ESG 추진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식품·바이오 기업의 특성을 고려해 건강과 안전이라는 2가지 핵심 가치를 도출해 제품의 영양학적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제품의 ESG 가치도 확대하고 있다.
햇반 솥반과 더 건강한 닭가슴살 등 영양을 높인 신제품과 채식 브랜드 ‘플랜테이블’, 푸드 업사이클링 식품 ‘익사이클’ 론칭 등 지속 가능한 환경에 기여하는 제품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친환경 패키징을 위해 햇반 용기 리사이클링과 생분해성 플라스틱(PHA) 개발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다음 포럼은 9월 21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