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하이트진로 점거' 장기화 조짐

11일째…노사협상 '공회전'
12명 조합원 복직 놓고 '이견'
경찰 출석 통보에도 불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 농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열하루째 농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협상에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하이트진로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하이트진로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와 화물연대는 19차 협상에 들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하이트진로 측이 계약 해지를 통보한 조합원 12명의 복직 문제를 놓고 이견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수양물류 측은 12명 중 7명에게만 책임을 묻겠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화물연대 측은 전원 복직을 요구했다. 하도급법상 본사 개입은 불가능하다던 하이트진로도 본사 물류팀장이 참관인 자격으로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기존에 합의된 것도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라며 “다음 협상 시기도 정하지 못한 채 협상이 종료됐다”고 전했다.지난 25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에게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지만 조합원들은 지금까지 출석하지 않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본사를 점거한 화물연대 조합원을 대상으로 업무 방해와 퇴거 불응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고 고소인 조사를 마친 상태다. 조합원 25명에 대한 27억7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도 진행 중이다.

화물연대 파업은 지난 3월 하이트진로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들이 화물연대에 가입하면서 시작됐다. 6월 정부와의 협상이 타결되자 화물연대 본부는 총파업을 철회했지만 하이트진로지부 소속 조합원 132명은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