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건강] 뇌졸중 부르는 이상지질혈증, 운동·금연·절주해야

국내 유병률 38.4%…정기 혈액검사·약물치료로 꾸준한 관리 필요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등의 지질 성분이 혈관에 과다하게 함유된 상태를 말한다. 흔히 고지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등으로 불리는 질환을 모두 포괄하는 게 이상지질혈증이라고 보면 된다.

27일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등에 따르면 국내 20세 이상 성인 인구의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2018년 기준 38.4%에 달한다.

성인 인구 5명 중 2명꼴로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치료를 받는 환자의 비율은 낮다.

학회는 이상지질혈증 진단 후 지속해서 의사를 찾아 치료하는 환자가 전체 환자의 40.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상지질혈증이 무서운 점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이기 때문이다. 특히 콜레스테롤은 뇌에 영향을 미쳐 뇌졸중이나 인지기능 저하를 일으키고 동맥경화증, 말초혈관질환, 췌장염 등의 원인이 된다.

또한 협심증, 심근경색, 심장마비 등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만성콩팥병과 발기부전을 초래하기도 한다.

최근 열린 유럽신경학회(EAN) 연례 학술회의에서는 스위스 로잔 대학병원 연구팀이 뇌졸중 환자 4천354명의 건강기록을 추적 조사한 결과 61.4%가 이상지질혈증을 기저질환으로 갖고 있어 뇌졸중 발병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분석됐다는 연구 결과를 내놔 주목받았다. 고려대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지윤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은 증상이 없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초기에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자칫 평생에 걸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지질혈증은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저밀도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증가한 상태이거나 HDL콜레스테롤(고밀도 콜레스테롤)이 감소한 상태로 정의된다.

일반적으로 LDL콜레스테롤은 심장이나 뇌혈관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나쁜 콜레스테롤로, HDL콜레스테롤은 혈관을 청소해 준다는 의미에서 좋은 콜레스테롤로 부른다.

건강검진에서는 ▲ 총콜레스테롤 240㎎/dL 이상 ▲ LDL콜레스테롤 160㎎/dL이상 ▲ 중성지방 200㎎/dL 이상 ▲ HDL콜레스테롤 40㎎/dL 미만 중 1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한다.
이상지질혈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가족력 등의 유전적인 원인 외에도 생활 습관과 관련된 것들이 많은데, 지방이나 탄수화물의 과다한 섭취, 잦은 음주, 운동 부족, 비만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 질환은 겉으로 드러나는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발병 초기에 찾아내고 생활 습관을 개선하거나 약물치료를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체중이나 비만이라면 체중을 줄여야 하며, 기름지거나 단 음식을 많이 먹지 않아야 한다.

대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섭취를 늘리고,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을 1주일에 3회 이상, 6개월 지속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5%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담배는 반드시 끊고, 술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정기적인 혈액검사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점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만약 심뇌혈관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 이상지질혈증과 관련된 기저질환을 앓고 있거나 비만 상태라면 매년 혈액 검사는 필수다. 서민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이상지질혈증 지속 치료율이 낮은 것은 약물 치료를 시작한 이후 검사 결과가 정상이 되면 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간 수치 증가와 같은 부작용이 있지 않다면 약물치료를 가급적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