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유행 속 "교환학생 가도 될까요?" 기대 반 걱정 반

출국 앞둔 대학생들 "가고 싶지만, 감염 시 의료 서비스 걱정"
'노 마스크' 현지 분위기 금방 적응하기도…"생활 지장 없어"
박영서 기자·김이곤 인턴기자 = "아무래도 유럽에서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의료서비스를 한국처럼 받지 못할까 봐 제일 걱정되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되기 전인 2019년 서울 한 대학교에 입학한 장예지(22)씨는 이달 19일 이탈리아 밀라노로 교환학생을 떠났다. 벌써 4학년이 된 장씨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 탓에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기회가 적어 교환학생을 떠나기로 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장씨는 "아직 한 번도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없어 해외에서 감염됐을 때 국내에서처럼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막연한 걱정도 든다"며 "그래도 해외에서 공부하고 새로운 문물이나 문화를 접하며 소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학사 졸업 후 이탈리아로 유학길에 오르는 20대 정모씨도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다. 정씨는 "이전보다는 안정화되었다고는 하지만 혹시 모를 재확산으로 인해 온라인 수업 등 규제가 발생할까 봐 염려된다"고 했다.

대학생들이 교환학생 신청 자체를 꺼리거나 국내외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교환학생 운영을 중단했던 코로나19 확산 초기와는 달리 현재는 예전만큼 교류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국가마다 코로나19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 '혹시 모를 감염 우려'는 여전히 출국을 결심한 학생들의 마음 한구석에 걱정거리로 자리하고 있다. 스페인에서 교환학생을 마치고 얼마 전 귀국한 김수빈(23)씨는 "유럽이 생각보다 코로나19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함께 갔던 친구가 담당 교수에게 코로나19 양성이라고 메일을 보냈는데 '증상이 없으면 나와도 된다'고 해서 수업 후 집에 가서 쉰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감염에 아랑곳하지 않고 열리는 파티에 참석하기를 꺼렸던 김씨는 어느 날 마스크를 쓴 채 수업을 듣다가 교수로부터 '왜 마스크를 쓰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코로나19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현지 분위기에 익숙해지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김씨는 "그래도 교환학생으로서 수업을 듣는 데는 전혀 규제가 없었고, 교류도 활발해 생활면에서 누리지 못한 것은 없었다"고 전했다.

지난 학기 독일로 교환학생을 떠난 백동혁(24)씨는 출국 전 걱정과 달리 의연하게 대처하는 현지 분위기에 금세 적응해 교환학생을 한 학기 더 연장했다.

올해 5월부터는 캠퍼스 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공지에 학생 대다수가 노 마스크로 다녔으나 학교생활에는 무리가 없었다.

백씨는 "확진된 학생들도 많았으나 1주일 후 일상에 복귀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문제가 없었다"며 "확진되더라도 양성확인서 또는 양성반응이 나타난 자가 진단키트를 보여주거나 이메일로 확진 사실을 알리기만 하면 수업 이수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교환학생 생활에 만족한 백씨는 "코로나와 관련한 단점은 딱히 없었다"며 다음 학기에도 독일에 머무르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한 대학 관계자는 27일 "교환학생 신분이지만 자국 학생들과 같은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현지 대학 담당자와 긴밀히 소통하며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확진된 학생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일일 모니터링을 별도로 진행하며, 파견대학에서 제공하는 유학생 대상 의료서비스 가입 또는 출발 당시 국내에서 여행자 보험 가입을 권고하고 실제 가입 여부까지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