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수시개편' 본격화…정무라인 30% 물갈이 '철퇴'

'공직자 정신·정책 능력' 기준…다른 수석실로도 확산 전망
"변화 실감 위한 쇄신"…상시 공직기강 확립에 직원들 긴장
대통령실 수시 개편이 차츰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을 기점으로 비서관·행정관급 이하 실무진 교체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흐름이다.

27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최근 구성원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성역 없는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무수석실 소속 행정관 30%가량에 퇴직을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재순 총무비서관이 지난 23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무수석실 규모를 10명이라 밝힌 것을 고려할 때 일단 3명 안팎이 물러나게 된 것이다.

이같이 광범위한 '물갈이'는 조만간 다른 수석실로도 확산할 수 있다는 게 내부 전언이다.

행정관뿐만 아니라 1급 비서관도 얼마든지 교체 대상이 될 수 있어 직원들이 바짝 긴장한 분위기라고 한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선임행정관 이하 직원들에게 업무기술서를 제출받았으며, 이를 인적 개편의 기초 자료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공직자 정신',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정책 능력' 등 크게 두 가지 기준을 놓고 복합적인 다면 평가가 이뤄졌다.

국정 운영의 중심에 있는 대통령실부터 먼저 고강도로 쇄신하는 차원에서 상시 공직기강 확립 체제를 가동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개편의 배경에는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는 내부의 자기반성과 두 번의 기회는 다시 없다는 각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권 교체가 됐으나 국민이 무엇이 달라졌는지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 인식을 진지하게 하고 있다"며 "국민이 달라지고 나아진 나라를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대통령실부터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대기 비서실장은 지난 21일 정책기획수석 신설과 홍보수석 교체를 발표하면서 "비서실 쇄신은 5년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직제와 규모에 대해서도 "조직은 필요에 따라 계속 바뀌는, 살아있는 유기체"라고 했다.

김 실장은 대통령실이 국민의 복리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낮은 자세를 기본으로, 최고의 역량을 갖춘 인재로 구성돼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평소 철학을 조직 개편에 구현할 방침이다.

대통령실 인적 개편이 인원 자체의 증감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지만, 윤 대통령이 공약한 '슬림한' 대통령실은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교체 인원을 크게 초과하는 충원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다.

현재 대통령실 총원은 425명이다.

대통령실은 지난주 전체 직원 수에 대한 연합뉴스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통령 비서실이 396명, 국가안보실이 29명이라고 답변했다.

비서실 정원이 443명, 안보실 정원이 47명으로, 정원 대비 15%가량 증원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당분간 현재 규모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재 퇴직을 권고한 인원에 대해서는 충원이 이뤄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