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지역경제] 인천시 "뿌리산업, 미래경제 원동력"

하반기 남동산단서 '소부장 실증화 지원센터' 개관
인천시가 원자재 가격 급등, 금리 인상, 인력난 심화 등 3중고에 시달리는 '뿌리산업' 육성·지원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뿌리산업은 주조·금형·소성가공·용접·표면처리 등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초산업을 일컫는다.

인천시는 인천의 미래경제를 견인할 원동력을 뿌리산업에서 찾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와 종사자의 고용 안정을 지원할 방침이다.

◇ 지속 가능 뿌리산업 생태계 구축에 중점
시는 2020년 선정된 고용노동부 공모사업인 '뿌리산업 도약, 더 좋은 내일' 사업을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에는 자생적 뿌리산업 생태계 조성, 신규 고용창출 여건 확충, 안정적 직업 확보 사업 등에 71억2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1천300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또 기존 뿌리산업 업종 6개에 신소재 첨단 8개 업종을 추가해 지원 업종을 14종으로 확대하고 기업 위주 지원에서 위기 노동자 지원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기로 했다.

뿌리산업 명장의 숙련기술을 디지털화해 뿌리 기술의 체계적인 전승 시스템을 구축하는 '디지털 뿌리 명장 교육센터' 운영에도 더욱 내실을 기할 계획도 세웠다. ◇ 소재·부품·장비 실증화 지원센터 하반기 개소
하반기에는 소재·부품·장비 업체의 기술 강화를 위해 '소부장 실증화 지원센터'가 남동산업단지 지식산업센터에서 문을 연다.

원자재-중간재-완제품의 생산 구조에서 중간재에 해당하는 소재·부품·장비는 완제품 시장의 승패를 가르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한다.

소부장 실증화 지원센터는 이런 특성을 고려해 남동산단 내 소부장 분야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인큐베이터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또 신규 기술 실증화를 지원해 상용화를 돕고 원천기술 개발, 국제협력 지원, 기업 맞춤형 해외 기술 도입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 산업의 비타민 '희소금속' 산업도 지원 강화
시는 인듐·칼륨·희토류 등 35종을 포함하는 희소금속 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희소금속은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첨단산업의 원자재로 제품 품질과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 소재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매장량이 극히 제한돼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인천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희소금속 고순도화 실증 기반 조성사업을 2020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시는 남동구 마크원지식산업센터 6층에 입주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희소금속산업기술센터에서 희소금속 고순도화를 위한 실증 기반을 구축해 기업 상용화 기술지원과 인증체계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시는 희소금속 구매·생산·물류·판매 등 '가치사슬' 강화를 통해 미·중 희토류 분쟁, 일본 수출 규제 등 희소금속 원료·소재 이슈에 대해 독립적인 산업 체계를 확보할 방침이다.

◇ 인천 뿌리산업 '위기를 기회로'
인천시가 이처럼 뿌리산업 육성·지원에 적극 나서는 것은 뿌리산업이 인천지역 제조업에 미치는 비중이 크지만 갈수록 업황이 침체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신도시와 대단위 택지 개발로 아파트가 늘면서 뿌리산업 분야 제조업 공장은 설 자리를 잃었고 공장 부지 임대료의 가파른 상승은 기업들의 탈(脫) 인천을 부추겼다.

그래도 2020년 말 기준 인천 뿌리산업 기업은 3천227개로, 전국 3만553개 중 10.6%의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인천 뿌리산업 기업의 연간 매출액은 13조6천억원으로 전국 뿌리 기업의 8.9%에 이른다.

외형적 규모는 크지만, 인천 뿌리기업의 개별 매출규모를 보면 5억∼10억인 영세업체가 전체의 13.3%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인천 뿌리기업의 성장 정체와 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인권 인천시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초 제조 산업은 한국의 뿌리산업인 동시에 인천의 뿌리산업이기도 하다"며 "뿌리 경제가 튼튼할 수 있도록 제조업 기반의 중소기업에 지속적인 밑거름을 제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