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임차료를 내지 못해 임대차 계약을 해지당하게 되자 이틀 연속 주거지에 불을 지른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신숙희 고법판사)는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올해 1월 4일 오후 11시 5분께 자신이 거주하는 시흥시 아파트 안방에서 책과 종이 등에 불을 붙였으나 화재경보가 울려 경비원이 진화에 나서 실패하자, 약 20분 뒤 복도로 나와 전단 등에 불을 붙여 재차 방화를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튿날인 5일 오전 7시 45분께 아파트 복도에서 신문지에 재차 불을 붙였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당시 경비원이 이를 목격해 불을 꺼 큰 화재로 번지지 않았다. A씨는 1년 넘게 주거지 임차료와 관리비를 납부하지 못해 임대차 계약을 해지당하고 집에 난방이 되지 않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심은 "피고인이 불을 지른 건물은 약 60여 세대가 거주하는 아파트로, 자칫 큰 인명사고와 재산상 손해를 야기할 위험성이 있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고,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아파트를 나가게 된 피고인이 상실감과 우울감으로 이 사건 각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지만, 많은 주민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방화를 거듭 시도한 범행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