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무명' 홍지원, 100㎜ 러프 이겨내고 KLPGA 투어 '메이저퀸'

한화 클래식 최종일 합계 1오버파로 생애 첫 우승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년차 홍지원(22)이 깊은 러프로 무장한 난코스를 뚫고 메이저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냈다. 홍지원은 28일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오버파 289타로 우승했다.

지난해 KLPGA투어에 발을 디딘 홍지원은 작년과 올해 합쳐 10위 이내 입상이 단 네 번뿐이어서 이름을 알릴 기회가 없던 무명 선수.
100㎜를 넘긴 깊은 러프와 빠르고 단단한 그린으로 무장한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에서 홍지원은 나흘 동안 가장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친 끝에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박민지(24)를 4타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2억5천200만 원을 받은 홍지원은 상금랭킹 20위(3억931만원)로 뛰어올랐다. 홍지원은 이 대회 전까지 2시즌 동안 47개 대회에서 2억6천392만원의 상금을 받았을 뿐이다.

내년 시드 확보가 불안하던 상금랭킹 82위(5천731만원)에 그쳤던 홍지원은 이번 우승으로 2025년까지 시드를 확보했다.

홍지원은 작년 이 대회에서 공동 3위에 오른 데 이어 이번 우승으로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의 '여왕'으로 우뚝 섰다. 1라운드 71타, 2라운드 72타, 3라운드 74타 등 난코스에서 거의 타수를 잃지 않고 버틴 홍지원은 처음 나선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 경기에서도 침착했다.

3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홍지원은 6번 홀까지 파 행진을 이어가며 선두를 지켰다.

오히려 추격자들이 먼저 무너졌다. 3타차 공동 2위로 시작한 정윤지(22)와 하민송(26)은 6번 홀까지 2타씩을 잃어 일찌감치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박민지(24), 김수지(26), 임진희(24) 등 역전 사정권에 포진했던 선수들도 초반부터 타수를 까먹고 추격권에서 멀어졌다.

홍지원이 7번 홀(파3)에서 칩샷 버디를 잡아내자 2위 그룹과 차이는 6타로 벌어졌다.

홍지원은 박민지가 3개 홀 연속 버디로 추격해오자 12번 홀(파5)에서 3m 버디를 잡아내 추격을 봉쇄했다.

홍지원은 15번 홀(파4)에서 1타를 잃었지만, 곧바로 16번 홀(파3)에서 3m 버디로 만회하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6, 17번 홀(파4)에서 내리 보기를 하고도 4타차 여유를 지닌 채 18번 홀(파5) 공략에 나선 홍지원은 5m 버디 퍼트는 넣지 못했지만, 완승으로 마무리하고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홍지원이 최종 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KLPGA투어에서는 2015년 박성현(29)이 1오버파로 한국오픈을 제패한 이후 7년 만에 오버파 우승 스코어가 나왔다.

홍지원은 홍진영(22)과 함께 이번 대회 나흘 동안 더블보기 이상 스코어를 한 번도 적어내지 않은 2명 가운데 한 명이다.

특히 홍지원은 나흘 동안 단 15개의 보기만 기록해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타수를 적게 잃었다.
박민지는 7번 홀(파3)에서 벙커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한 뒤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반등, 1언더파 71타를 친 끝에 준우승(5오버파 293타)을 차지했다.

웬만한 대회 우승 상금과 맞먹는 준우승 상금 1억5천400만원을 챙긴 박민지는 상금랭킹 1위를 굳게 지켰다.

정윤지, 하민송, 김수지가 공동 3위(7오버파 295타)를 차지했다.

박지영(26)은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인 4언더파 68타를 때려 공동 6위(8오버파 296타)에 올랐다.

공동 10위(11오버파 299타)로 대회를 마친 유해란(21)은 대상 포인트 1위를 지켰다. 1라운드에서 깜짝 선두에 나섰던 신인 유서연(19)은 7번 홀(파3) 홀인원으로 2천만원 상당의 한화생명 '내게 맞는 연금보험'을 부상으로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