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웹툰작가 유주·최경민 "스타일 달라도 서로 큰 버팀목"
입력
수정
유주 "남편의 과대평가 덕에 데뷔"…최경민 "아내 항상 존경"
각각 '다시 쓰는 연애사'·'내가 죽기로 결심한 것은' 연재
"한 작품 정도는 공동작업할 듯"…"고집 센 둘이 좀더 나이 들면" 웹툰 '다시 쓰는 연애사' 13화에는 '내가 죽기로 결심한 것은'(이하 내죽결)의 주인공인 태권도 선수 남지오라는 인물이 슬쩍 등장한다. 작가도, 그림체도, 하물며 분위기도 전혀 다른 이 두 작품에 어떻게 동일 설정의 등장인물이 나왔을까?
'내죽결'의 유주(YUJU) 작가와 '다시 쓰는 연애사'의 스토리를 맡은 최경민 작가가 부부라는 점을 알면 수수께끼는 쉽게 풀린다. 두 작가는 29일 연합뉴스의 한 서면 인터뷰에서 남지오의 등장에 대해 "카메오 출연"이자 "소소한 이벤트"라고 했다.
유주 작가는 "최 작가와 주력 장르가 겹치지 않기 때문에 아직은 세계관을 연결한다는 대단한 계획은 없다"면서도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게 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부부라는 점을 알기 전에는 공통분모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두 작가의 작품들은 결이 다르다.
최경민 작가는 2015년 군대 만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를 출간하고, 케이툰에서 '후서유기'를 연재하며 웹툰 작가로 데뷔했다.
웹툰 '성경의 역사', '평화선도부'의 글 작가를 맡았다. 어디에나 있음 직한 사회 부조리와 인간 군상의 추악한 면모를 잘 그려내 우리가 외면해 온 부끄러운 자화상을 직시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유주 작가는 웹툰 '그녀의 그녀', '우리 사이 30㎝'를 연재했으며, 여성향 성인 장르 '하지점'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유의 느린 속도와 가라앉은 분위기. 그 속에서 남녀 주인공 간의 긴장감을 쌓아 올리는 '섹텐(섹슈얼 텐션) 장인'으로 꼽힌다.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관점과 작품에 담는 두 사람의 방식은 정반대에 가깝다.
최 작가는 "20대 때는 대학교라든지 사람들과 모이는 자리가 많았고 그런 자리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었다"며 "타인과의 관계는 좋으면 좋았던 대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받는 대로 모두 작품의 소재가 돼 주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주 작가는 "농담이지만, 인간관계 다 부질없다고 생각한다"며 "주인공이 주변인들에게 너무 휘둘리면 작품 자체가 흔들려 버린다.
저도 이런 마인드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 같다"고 했다. 둘은 이렇게 다르지만 서로의 작가 인생에 큰 지지대 역할을 해왔다.
유주 작가는 "원래 작가가 될 생각은 없었다.
다들 제가 그럴 실력은 아니라고 했는데 거의 유일하게 최 작가만 제가 반드시 작가 돼야만 한다고 했다"며 "사실 아직도 최 작가가 저를 과대평가했다고 생각한다.
그 과대평가가 아니었으면 작가로 데뷔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작가는 "유주 작가와는 취향이 다른 것 같으면서도 비슷해서 작품에 도움 되는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며 "데뷔하는 과정에서 꽤 헤매기도 했는데 최종적으로 유주 작가 덕분에 형태가 잡힐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부부는 과거 함께 단편을 연재하기도 했다.
유주 작가는 "(제 작품을) 정식 연재하기 전에 작은 플랫폼에서 최 작가와 부부 단편을 연재했었다"며 "네이버웹툰의 베스트도전을 안 거치고 바로 작가 데뷔를 했다며 먼저 데뷔한 남편 덕에 연재한다는 욕을 적지 않게 들었다.
꽤 충격적이었다"고 돌이켰다.
최 작가는 유주 작가가 '하지점'으로 사랑받는 것을 언급하며 "상업적으로 훨씬 성공을 거둔 작가님이다 보니 항상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부부 웹툰 작가로서의 장점으로는 똑같은 생활 사이클을 꼽았다.
최 작가는 "가끔 (작품이) 큰 틀에서 막힐 때 도움을 청하는 편"이라며 "유주 작가가 프로듀싱 능력이 좋아서 큰 도움이 되곤 한다"고 했다.
유주 작가는 "작가 부부라고 하면 같이 작품을 만들거나, 매일 작품에 대해 열성적인 회의를 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며 "가끔 피드백은 주고받는데 대부분 객관적인 시선이 필요할 때 찾는 것 같다"고 밝혔다.
언젠가는 한 작품을 함께 만들 가능성도 열어놨다.
최 작가는 "공동 작업은 언젠가 하나 정도는 할 것 같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유주 작가님의 마음에 쏙 드는 스토리를 어서 써내야겠지만"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유주 작가는 "제가 얼마 전에 둘이서 같이 스토리를 써보면 어떻겠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며 "하지만 둘 다 고집이 세서 당분간은 안 될 것 같고, 좀 더 나이를 먹고 말랑해지면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최 작가는 현재 네이버웹툰에서는 전 연인이 몸이 바뀐 채 과거로 돌아가는 '다시 쓰는 연애사'를, 카카오웹툰에서는 미스터리 스릴러물 '지금 속편이 시작합니다'의 스토리를 동시에 쓰고 있다. 유주 작가가 쓰고 그린 '내죽결'은 네이버웹툰에서 볼 수 있다. /연합뉴스
각각 '다시 쓰는 연애사'·'내가 죽기로 결심한 것은' 연재
"한 작품 정도는 공동작업할 듯"…"고집 센 둘이 좀더 나이 들면" 웹툰 '다시 쓰는 연애사' 13화에는 '내가 죽기로 결심한 것은'(이하 내죽결)의 주인공인 태권도 선수 남지오라는 인물이 슬쩍 등장한다. 작가도, 그림체도, 하물며 분위기도 전혀 다른 이 두 작품에 어떻게 동일 설정의 등장인물이 나왔을까?
'내죽결'의 유주(YUJU) 작가와 '다시 쓰는 연애사'의 스토리를 맡은 최경민 작가가 부부라는 점을 알면 수수께끼는 쉽게 풀린다. 두 작가는 29일 연합뉴스의 한 서면 인터뷰에서 남지오의 등장에 대해 "카메오 출연"이자 "소소한 이벤트"라고 했다.
유주 작가는 "최 작가와 주력 장르가 겹치지 않기 때문에 아직은 세계관을 연결한다는 대단한 계획은 없다"면서도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게 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부부라는 점을 알기 전에는 공통분모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두 작가의 작품들은 결이 다르다.
최경민 작가는 2015년 군대 만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를 출간하고, 케이툰에서 '후서유기'를 연재하며 웹툰 작가로 데뷔했다.
웹툰 '성경의 역사', '평화선도부'의 글 작가를 맡았다. 어디에나 있음 직한 사회 부조리와 인간 군상의 추악한 면모를 잘 그려내 우리가 외면해 온 부끄러운 자화상을 직시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유주 작가는 웹툰 '그녀의 그녀', '우리 사이 30㎝'를 연재했으며, 여성향 성인 장르 '하지점'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유의 느린 속도와 가라앉은 분위기. 그 속에서 남녀 주인공 간의 긴장감을 쌓아 올리는 '섹텐(섹슈얼 텐션) 장인'으로 꼽힌다.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관점과 작품에 담는 두 사람의 방식은 정반대에 가깝다.
최 작가는 "20대 때는 대학교라든지 사람들과 모이는 자리가 많았고 그런 자리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었다"며 "타인과의 관계는 좋으면 좋았던 대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받는 대로 모두 작품의 소재가 돼 주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주 작가는 "농담이지만, 인간관계 다 부질없다고 생각한다"며 "주인공이 주변인들에게 너무 휘둘리면 작품 자체가 흔들려 버린다.
저도 이런 마인드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 같다"고 했다. 둘은 이렇게 다르지만 서로의 작가 인생에 큰 지지대 역할을 해왔다.
유주 작가는 "원래 작가가 될 생각은 없었다.
다들 제가 그럴 실력은 아니라고 했는데 거의 유일하게 최 작가만 제가 반드시 작가 돼야만 한다고 했다"며 "사실 아직도 최 작가가 저를 과대평가했다고 생각한다.
그 과대평가가 아니었으면 작가로 데뷔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작가는 "유주 작가와는 취향이 다른 것 같으면서도 비슷해서 작품에 도움 되는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며 "데뷔하는 과정에서 꽤 헤매기도 했는데 최종적으로 유주 작가 덕분에 형태가 잡힐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부부는 과거 함께 단편을 연재하기도 했다.
유주 작가는 "(제 작품을) 정식 연재하기 전에 작은 플랫폼에서 최 작가와 부부 단편을 연재했었다"며 "네이버웹툰의 베스트도전을 안 거치고 바로 작가 데뷔를 했다며 먼저 데뷔한 남편 덕에 연재한다는 욕을 적지 않게 들었다.
꽤 충격적이었다"고 돌이켰다.
최 작가는 유주 작가가 '하지점'으로 사랑받는 것을 언급하며 "상업적으로 훨씬 성공을 거둔 작가님이다 보니 항상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부부 웹툰 작가로서의 장점으로는 똑같은 생활 사이클을 꼽았다.
최 작가는 "가끔 (작품이) 큰 틀에서 막힐 때 도움을 청하는 편"이라며 "유주 작가가 프로듀싱 능력이 좋아서 큰 도움이 되곤 한다"고 했다.
유주 작가는 "작가 부부라고 하면 같이 작품을 만들거나, 매일 작품에 대해 열성적인 회의를 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며 "가끔 피드백은 주고받는데 대부분 객관적인 시선이 필요할 때 찾는 것 같다"고 밝혔다.
언젠가는 한 작품을 함께 만들 가능성도 열어놨다.
최 작가는 "공동 작업은 언젠가 하나 정도는 할 것 같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유주 작가님의 마음에 쏙 드는 스토리를 어서 써내야겠지만"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유주 작가는 "제가 얼마 전에 둘이서 같이 스토리를 써보면 어떻겠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며 "하지만 둘 다 고집이 세서 당분간은 안 될 것 같고, 좀 더 나이를 먹고 말랑해지면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최 작가는 현재 네이버웹툰에서는 전 연인이 몸이 바뀐 채 과거로 돌아가는 '다시 쓰는 연애사'를, 카카오웹툰에서는 미스터리 스릴러물 '지금 속편이 시작합니다'의 스토리를 동시에 쓰고 있다. 유주 작가가 쓰고 그린 '내죽결'은 네이버웹툰에서 볼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