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대선 일등공신' 자인 "자리 연연한 적 없다"
입력
수정
權 "일등공신으로서 내각 요구할 수 있었다"당내 일각에서 거취 압박을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자신을 지난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一等功臣)'으로 평가하면서 "저는 단 한 번도 자리에 연연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제 거취는 새 비대위 출범 후 스스로 결정"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저는 지난 대선 중에 사무총장직도 우리 당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위해 스스로 사임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권 원내대표는 "제가 자리에 연연했다면 대선 일등공신으로서, 대선 기여자로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참여나 내각 참여를 요구할 수 있었겠지만, 저는 그것도 일찍이 포기한 바 있다"며 "이미 의원총회에서 밝혔다시피 제 거취는 새로운 비대위 출범 이후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저의 거취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는데,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해선 원내대표로서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직무가 있다"며 "지금 중요한 건 혼란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제게 주어진 직무와 의원총회 결정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고 했다.앞서 국민의힘은 법원이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자 지난 27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격론 끝에 당헌·당규를 정비한 후 새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뜻을 모았다.다만 당내 중진 의원들 사이에선 이날 의총에서 '비상 상황'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된 권 원내대표의 거취를 사태 수습 이후 논의하기로 한 것을 두고 반발이 나왔다.
당내 최다선(5선) 조경태 의원은 지난 2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새 지도부에 혼란한 상황을 수습할 수 있는 정통성을 부여 해야 한다"며 "이미 권 원내대표는 그 정통성을 상실했다"고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조 의원은 "절차적 정당성도 갖추지 않고 출범한 비대위, 그에 따른 가처분 인용, 대통령께서 금주령을 내린 행사에서 원내대표의 음주.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행동이 맞느냐"며 "현 지도부는 대승적 결단을 해야 한다. 이번 의총 결정은 국민과 당원을 졸로 보는 것"이라고 일갈했다.4선의 윤상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권 원내대표가 물러나는 게 정치를 살리는 길이고 민주주의와 당과 대통령을 살리는 길"이라며 "정치를 죽이고 민주주의를 죽이고 당을 죽이고 대통령을 죽였다"고 날을 세웠다.
3선 김태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혼란을 수습하려면 내려놓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권 원내대표가 스스로 물러나는 게 사태 수습의 첫 단추"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당이 또 다시 민심을 외면하는 길을 가려해 안타깝고 답답하다"며 "오기를 부린다고 되는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