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최영함(4천400t급, DDH-Ⅱ)과 통신이 3시간가량 두절된 사태는 함정과 육상 함대사령부의 안일한 근무에서 비롯됐고, 이 과정에서 군의 기본인 보고 누락 등 기강 해이도 드러났다. 29일 해군이 발표한 해군작전사령부 전비태세실의 최영함 통신 두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영함은 7월 5일 새벽 태풍을 피해 흑산도 서방에서 항해 중 위성통신 안테나의 전파 송수신 차단으로 위성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통신장애는 최영함이 특정 방향으로 기동할 때 함정의 자체 구조물에 의해 위성통신 안테나의 전파 송수신이 차단되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벌어졌다.
따라서 최영함 근무자는 통신장애 발생을 인지한 후 기동 방향을 변경하거나 대체 통신망으로 전환해야 했으나 통신장애 인지와 대처가 지연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최영함이 항해한 해역 상황을 관할하는 3함대 육상상황실은 최영함과 통신이 장시간 끊기자 위성전화로 통신을 시도했으나 최신 전화번호를 갖고 있지 않아 즉시 통신을 재개하지 못했다.
최영함이 최신 번호정보를 공유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통신두절 상태가 3시간가량 이어지고 나서야 통신이 재개됐다. 해군 관계자는 "근무 기강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돼 관련자를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말해 징계를 예고했다.
3함대는 이를 해군작전사령부에 보고했으나 해작사는 합동참모본부에 상황보고와 지휘보고를 하지 않았고, 그날 오후에야 '참고보고'로 통신두절이 발생한 사실을 알렸다.
이에 해군은 "최영함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었다"며 "위성 통신망 두절 시 조치사항에 대한 체크리스트 정비와 행동화 숙달 훈련을 지속하는 한편, 위성통신 연락 상황보고체계 등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방향 기동 때 위성통신 안테나의 전파 송수신이 차단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중장기로 함정설계 시 위성통신과 관련된 구조적 문제점을 개선 보완할 예정이다.
해군과 별개로 조사를 벌인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해군의 보고에도 미흡한 점이 있다고 판단해 개선에 나섰다.
합참 관계자는 "주요 함정과 통신이 장시간 두절됐는데도 상황보고나 지휘보고가 없었던 것은 보고가 미흡했던 것으로 판단했다"며 "유사 상황에서는 보고가 이뤄지도록 지침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