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할수록 적자" 부산 법인택시 첫 폐업…도미노 우려

택시업계, 산업 활성화 방안 마련과 정부 재정지원 당부
매년 급등하는 운송원가 영향 속에 코로나19 등을 거치면서 부산의 한 법인택시 회사가 운영난으로 폐업을 결정했다. 29일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조합 회원사인 A사가 이날 '택시 운수사업 폐업 안내공고'를 내고 오는 9월 30일까지만 택시를 운행한다고 밝혔다.

A사는 최근 몇 년 간 현저한 매출 감소와 급격한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영업 적자 상태에서도 차량 등의 자산 매각과 은행 대출로 버티며 사업을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면허대수 118대에 근로자는 75명 규모인데 2020년과 2021년에 연간 11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해왔다. A사 관계자는 "사업 유지에 최선을 다했으나 최저임금 관련 소송 등 손실과 적자가 재정 부담의 한계를 초과해 더는 유지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택시업계 경영난 속에 부산에서는 최근 두 달 전에 전면 휴업하는 회사가 있긴 했으나 폐업 결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 소속 회원사는 A사를 포함해 모두 96곳으로, 조합 측은 향후 업계 줄도산을 우려하고 있다. 조합에 따르면 택시회사는 운송 수입이 매출의 전부인데 수입은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매년 최저임금, 유류비, 차량 구입비용 등 운송원가는 꾸준히 상승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운송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택시는 대중교통 수단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정지원 대상이 아닌 데다 요금 인상도 불가했다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여기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용 수요 감소 등 매출이 70% 이상 급감한 데 이어 택시업계의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로 전국적인 최저임금 미지급액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적자 폭 증가로 인한 도산 위기에서 택시 운행을 계속하면 퇴직금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되고, 최저임금 소송이 지속된다면 공탁금도 마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사는 33억원에 달하는 택시 면허가격을 포기하면서까지 폐업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됐다"며 택시산업 활성화 방안 마련과 정부 재정지원을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