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포옹한 文 "친명·친문 같아…명·문 정당 만들어야"

문재인 전 대통령이 2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를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를 문 밖으로 나와 맞이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임기 첫날인 29일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다. 이 대표가 임기 첫 행보로 문 전 대통령 예방을 택한 것은 당내 통합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통령도 이 대표에게 축하 인사와 함께 당의 화합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 위치한 문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 문 전 대통령과 1시간여 환담을 가졌다. 이 대표를 비롯한 박홍근 원내대표와 정청래·고민정·박찬대·장경태·서영교 의원도 문 전 대통령의 사저를 함께 방문했다.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이 만남을 가진 것은 지난 5월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3기 추도식에서 비공개 오찬을 가진 뒤 98일 만이다.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 등은 사저 앞에서 인사를 나눈 뒤 사저 입구에 모여있는 지지자들을 향해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지지자들은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 등 일행이 사저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문재인, 이재명'을 번갈아 가면서 환호했다.

이 대표는 환담 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께서) '축하한다'는 덕담을 해주셨고 또 우리 민주당이 앞으로 갈 길에 대해서도 조언 해주셨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경찰이 '백현동 특혜 의혹'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 고발 사건을 검찰에 넘긴 것에 대해선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지지자 향해 인사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 배웅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사진=연합뉴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께서 '친명'(친 이재명), '친문'(친 문재인) 그룹이 같다고 말했고 이 대표도 '문재인 지지 그룹과 저를 지지하는 그룹이 같다"고 말했다"며 "최고위원들도 덕담으로 '우리 모두 친문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99퍼센트가 우리가 같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데에서 공유하고 있는데, 1% 정도 경쟁이 생겼을 때 앙금이 좀 생긴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 갈등이 좀 부각되는 면이 있는데 그래도 정치는 1%를 품고 가야만 민주당이 확장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문 전 대통령이 화합을 강조하자 최고위원들은 "더 나아가서 친명그룹과 친문그룹이 같기 때문에 '명'자와 '문'자를 따서 '명문정당'을 만드는 것이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이다"라고 호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은 "요즘 정부 여당이 잘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민주당이 이제 나서서 희망을 보여주고 지지를 얻어야 한다. 특히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전망도 어두운데 대안을 마련하는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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