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제일초 학부모 "옹벽 붕괴 우려 여전"…6일째 등교 거부

안전조치 마련 촉구…학교 측 "별관 폐쇄·안전조치 예정"

경기 성남제일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석축(돌로 쌓은 옹벽)의 붕괴 우려가 여전하다며 자녀들의 등교 거부를 6일째 이어가고 있다.
29일 성남제일초학부모회는 성남시 중원구 중앙동 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옹벽 붕괴 우려를 해소하고 50년이 지난 학교 건물을 조속히 개축해서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간절하고도 뼈아픈 마음으로 아이들의 등교를 거부했는데 이제야 안전진단을 한다고 한다"며 "이는 전형적인 시간 끌기 행정이고 불통의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옹벽이 둘러싼 별관의 폐쇄와 긴급 안전 대책 수립, 순차적인 학교 건물 개축, 붕괴상황에 대비한 대피 훈련 실시 등을 요구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경기지부도 이날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급식실이 있는 별관의 안전 문제로 학생, 교직원을 비롯해 급식노동자 등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학부모들의 자녀 등교 거부는 이날로 6일째를 맞았다.

이날은 전교생 343명 중 132명을 제외한 211명이 학교에 나오지 않거나 등교 후 조퇴했다. 한 학부모는 "교육청에서 안전진단을 하겠다고 했지만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돼 그전까지 안전조치를 해달라는 것과 안전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비대면수업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게 학부모들의 바람인데 교육 당국은 학교 건물에는 문제가 없다며 아이들을 그냥 보내라고 한다"며 답답해했다.

학교 측은 당장 할 수 있는 안전조치는 하겠다면서도 학부모들의 비대면 수업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일단 학교에 계속 나오는 학생들이 있어서 전면 비대면 수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각 학급 교사가 학교에 나온 학생들을 상대로 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이를 촬영해 학습권 보장 차원에서 학교에 나오지 않은 학생들에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별관은 9월 1일 전에 폐쇄하고 이후에는 위탁급식을 할 예정"이라며 "학부모들이 학교 인근 변압기 지반도 무너지고 있어 위험하다고 지적했는데 그 부분을 비롯해 우리가 긴급히 안전조치할 수 있는 부분은 교육청과 협의해 바로바로 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의 청원 제기로 신상진 성남시장도 이날 학교를 방문해 옹벽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방안 강구를 약속했다.

신 시장은 "균열 원인을 철저히 파악해 대응하고 학생들의 수업 지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주변 학교와의 협조, 모듈러 임시교실 운영 등 관계자와 학부모의 여러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남교육지원청은 정밀안전진단 계약 대상업체를 선정해 옹벽과 학교 건물 등에 대한 안전진단을 진행하고, 진단 결과에 따른 추가 조치를 추진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