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저격수' 서머스 "할 일 했다" 이례적 칭찬

"인플레 억제로 인한 고통 인정
Fed, 실수 만회할 수 있는 기회"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당분간 금리를 계속 인상하겠다는 점을 시사한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에 대해 호평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서머스 교수는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의 지난 26일 잭슨홀 연설에 대해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이 연설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 기조를 확실하게 드러냈다.서머스 교수는 “파월 의장이 Fed의 절대적인 우선순위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라는 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억제로 단기적 악영향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경기 둔화, 노동시장 악화 등을 ‘불행의 비용’이라고 언급하며 그럼에도 물가 억제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했다. 서머스 교수는 “Fed는 최근 저질러온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좋은 위치를 잡았다”고 강조했다.

서머스 교수는 그동안 Fed가 더 강한 긴축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해왔다. 파월 의장을 비롯한 Fed 인사들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이라거나 ‘경기침체나 실업률 상승 등 부작용을 피하면서 물가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할 때마다 이를 반박했다.서머스 교수가 Fed를 향해 날을 세웠던 초기에만 해도 그는 아웃사이더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주장대로 미국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자 시장이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Fed의 정책 기조가 미국 경기 침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워런 의원은 현재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공급망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이라며 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해결책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