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순서 - 차호지

경제와 문화를 잇는 한경
친구가 벽을 두드리고 나는 그 소리에 잠에서 깬다. 나는 이제 가 봐야만 해. 멀리 빗소리가 들린다. 방은 덥고 습하고 나는 몹시 땀을 흘리고 있다. 창문을 본다. 밖으로 나간 친구는 창밖에서 내게 인사할 것이다. 잘 있어, 나는 창문 속 뛰어가는 사람의 손을 그린다. 선이 겹쳐 잘 보이지 않는다. 손이 여러 개가 된다. 그리고 그 아래에 쓴다. 손을 흔들고 있다.
그러면 비가 멈춘다.
고요해진다.

문예지 ‘릿터’(37호·2022년) 수록시 中손을 맞잡고 싶었습니다. 손깍지를 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붙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나쁩니다. 슬픕니다. 그렇게 되면 안 되겠죠. 우리는 좋은 사이로 남아야 하니까요. 우리는 닿아 있지 않을 때에도 우리로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박규현 시인(2022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