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술녀 "꽃신만 신으면 그게 한복인가"…靑 화보에 일침

박술녀 디자이너가 청와대에서 진행된 화보 촬영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보그 코리아
최근 청와대에서 파격적인 콘셉트의 한복 패션 화보 촬영이 진행된 것에 대해 한복 장인인 박술녀 디자이너가 일침을 가했다.

박술녀는 지난 28일 방송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 출연해 논란이 된 청와대 화보와 관련한 생각을 밝혔다.그는 "과연 서양 드레스에다가 우리나라 꽃신 하나만 신으면 그게 한복인가"라며 "상징적이고 세계 사람들이 바라보고 관심 갖는 장소에서 그런 옷을 찍은 것이 좀 아쉽고,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앞서 보그 코리아는 지난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청와대 그리고 패션!'이라는 제목의 화보를 공개했다.

모델 한혜진을 비롯해 김원경, 김성희, 오송화, 이애리 등이 참여한 이 화보의 배경은 청와대 본관, 영빈관, 상춘재, 녹지원 등이었다. 모델들은 청와대 곳곳에서 다양한 한복과 드레스를 입고 파격적인 포즈를 선보였다.화보가 공개된 이후 일각에서는 근현대사의 상징인 청와대에서 이러한 패션 화보를 촬영한 게 적절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74년 만에 국민에게 개방된 청와대에서 한복 패션 화보 촬영을 통해 열린 청와대를 새롭게 소개하고자 촬영을 허가했다"며 "협력 매체인 보그지는 13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전 세계 27개국에서 발간되는 세계적 패션잡지로 동 잡지에 한복의 새로운 현대적 해석과 열린 청와대가 함께 소개되는 것도 새로운 시도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이러한 취지에서 기획된 동 촬영이 청와대에서 적절하게 이루어진 것인가와 그 효과성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우려에 대해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면서 "향후 청와대에서의 촬영 및 장소 사용 허가의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보다 면밀히 검토해 열린 청와대의 역사성과 상징성이 강화될 수 있도록 신중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이후 보그 코리아는 홈페이지에서 해당 화보를 삭제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