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6% 긴축…文정부 '방만 재정' 브레이크 [2023년 예산안]

2023년 예산안 및 2022~2026년 국가재정운용계획
내년 총지출, 올해 본예산보다 5.2% 늘어난 639조원
올해 추경과 비교하면 6% 줄어…13년 만에 긴축 예산
사상 최대 24조원 규모 지출 구조조정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내년도 지출 예산을 올해(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 679조5000억원) 대비 40조원 넘게 줄여서 편성했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와 사회적 약자 지원, 미래 기술 개발 등에 대한 지출을 늘렸음에도 역대 최대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결과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이어진 '초(超)확장재정'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정부는 30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3년도 예산안' 및 '2022~2026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의결했다. 내년 총지출은 639조원으로 올해 추경예산 대비 6.0% 줄어든 규모다. 정부 역사상 지출 예산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2010년 단 한 번뿐이었다. 정부 안팎에서는 640조원대 예산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많았지만, 실제 편성된 예산 규모는 이보다 더 줄었다. 올해 본예산(607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5.2% 늘었다. 문재인 정부 기간인 2018~2022년(8.7%) 평균 총지출증가율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다. 내국세의 19.24%, 20.79% 규모의 금액이 의무적으로 배정되는 지방교부세 및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제외한 중앙정부 가용재원을 기준으로 삼으면 지출증가율은 1.5% 수준에 그쳤다.
국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은 올해 -5.1%(추경 기준, 본예산은 -4.4%)에서 -2.6%로 개선된다. 내년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9.7%로 올해 49.7%(추경 기준, 본예산은 50.0%)와 큰 차이가 없다. 2018년 35.9%에서 올해 50.0%로 뛰어오른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건전재정 기조로 전면 전환하면서도 국정과제 이행과 서민·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미래대비 투자 등에는 집중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병 봉급 인상(1조원), 부모급여 지급(1조3000억원) 등 정부 국정과제에는 모두 11조원(올해 대비 증액분 기준)이 배정됐다. 반면 재정을 투입한 공공형 단순노무 일자리 예산 등을 대폭 줄여 24조원 수준의 지출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로 했다. 통상 규모(10조원 안팎)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공무원 보수는 직급에 따라 차등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4급 이상은 동결하되, 장차관급은 10%를 반납하기로 했다. 5급 이하는 1.7% 인상한다.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 하자는 차원이다. 다만 하위직급 공무원은 최저임금을 밑도는 보수를 받는 경우도 있어 '상후하박' 구조를 만들었다는 게 기재부 설명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