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 "이재명 지도부에 쓴소리 할 수 있는 반대파도 들어가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이재명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과 사무총장 등 당직 인선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친명(친이재명) 일색인 당 지도부에서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을 인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30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목소리가 아니고 나한테 쓴소리 할 수 있는 반대파의 의견도 최고위원회에 충분히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3선 중진인 이 의원은 지난 대선 패배 이후 이 대표를 향해 계속해서 쓴소리를 해왔다. 6·1 지방선거 패배 직후엔 자신의 SNS에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당 대표 선거 결과에 대해 권리당원 투표율이 낮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를 위한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기 위한 그들만의 리그, 이벤트 아니었는가”라며 “이 후보를 지지하는 적극 지지층들은 충분히 참가했지만 ‘되지도 않는데, 뭐’ 이러고 ‘민주당에 실망했어’ 하는 사람들이 참가를 하지 않으면서 투표율이 굉장히 낮아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앞으로 지명직 최고위원이나 사무총장, 정책위원회 의장 등 주요 당직 인선을 어떻게 하는지 먼저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당직 인선 시 고려사항으로는 우선 ‘호남과 영남에 대한 배려’를 꼽았다. 이 의원은 호남을 대표해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송갑석 의원을 거론하며 “매우 아쉽다”고 했다.

이어 “침묵의 목소리도 대변할 수 있는 최고위원이 있어야 된다고 하는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길게는 2024년 4월 총선 공천작업을 주도할 사무총장 인선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저도 공천 심사를 해 봤지만 아무리 규정을 잘 만들더라도 공천이 아닌 사천 방식으로 갈 수 있는 여지가 얼마든지 존재한다”며 “사무총장은 누가 봐도 정치적으로 민주당 내에서 중립적인 위치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인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