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맞수' 경동·귀뚜라미, 양보없는 온수 대전

산업리포트

"난방보다 온수" 소비패턴 변화에
예열·온도 유지 기능 신제품 내놔
린나이·대성쎌틱도 출시 나설 듯
보일러업계 맞수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가 가을 성수기를 앞두고 온수 기능을 강화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정면 대결에 나섰다. 소비자의 관심이 난방에서 온수 기능 중심으로 바뀌면서 온수를 사용할 때 불편했던 점들을 대거 개선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나선 것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온수 가전’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앞세운 친환경 콘덴싱보일러 신제품 ‘나비엔 콘덴싱 온 AI’를 최근 출시했다. 대표 기능은 빠르게 온수를 급수하도록 한 ‘온수 레디 시스템’이다. 온수를 사용하기 전 ‘퀵 버튼’을 누르면 보일러가 샤워기 등 물을 사용하는 곳과 연결된 배관 속 물을 따뜻하게 데워 뜨거운 물이 바로 나오도록 돕는다. 기존 보일러에 비해 최대 93% 이상 단축된 시간 내 빠른 온수 사용이 가능하다. 온수를 기다리느라 버려지는 물의 양도 최대 94% 줄였다.귀뚜라미는 온수 기능을 강화하면서 운반과 설치가 편리한 슬림형 보일러 제품 ‘거꾸로 ECO 콘덴싱 L11 가스보일러’를 선보였다. 보일러 내 불꽃 크기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친환경 메탈 파이버(금속 섬유) 버너를 도입해 대용량 온수는 물론이고 소량의 온수에서도 온도 유지 기능을 높였다. 인공지능(AI) 센서가 사용자의 온수 사용패턴을 학습해 온수 배관을 예열해주는 ‘온수 플러스 시스템’도 옵션으로 선택할 계획이다.

기존 보일러의 온수 기능에선 온수가 빨리 나오지 않는다는 게 단점이었다. 온수 배관에 있는 차가운 물을 버리고 적정 온도로 데워질 때까지 물을 튼 이후 10~20초가량 기다려야만 했다.

두 보일러업체는 시장 수요에 맞춰 온수 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이미 미국과 중국에서 출시한 바 있어 국내에서도 통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두 업체 외에 린나이는 온수와 제어기능을 강화한 신제품을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대성쎌틱도 온수 기능을 강화한 신제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