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6%긴축…'방만 재정'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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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지출예산 639조기획재정부가 내년 지출 예산을 639조원으로 편성했다. 올해 최종 예산(2차 추가경정예산, 679조5000억원)보다 40조원가량 줄였다. 정부 예산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올해 본예산(607조7000억원) 대비로는 5.2% 늘렸다.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이어진 연 8~9%대(본예산 기준) ‘초(超)확장재정’에 브레이크를 건 것이다.
올해보다 40조 이상 줄어들어
나라살림 적자 5.1%→2.6%
추경호 "재정 안전판 매우 중요
이제라도 허리띠 꽉 졸라매야"
정부는 30일 국무회의를 열어 ‘2023년도 예산안’과 ‘2022~2026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의결했다. 내년 총지출 증가율(5.2%)은 2017년(3.7%) 후 6년 만에 가장 낮다. 문재인 정부 시절 편성한 2018~2022년 예산의 평균 증가율(8.7%)과 비교하면 60% 수준이다.정부 안팎에선 애초 640조원대 후반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았는데 정부 최종안은 이보다 10조원가량 더 줄어들었다. 본예산 대비 내년 예산 증가분 31조3000억원 중 중앙정부의 가용 재원은 9조원(1.5%) 증액에 그쳤다. 내국세 수입의 19.24%와 20.79%에 해당하는 금액(총 22조원)이 각각 지방교부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의무 배정되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재정 기조를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 전환하면서도 국정과제 이행과 취약계층 지원, 미래 대비 투자를 늘리기 위해 기존 사업 중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이는 방식으로 24조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하기로 했다. 이는 예년 지출 구조조정(약 10조원)의 두 배 수준이다.
기재부는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한시 지출을 빼더라도 지출 구조조정 규모가 17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기재부는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49.7%로 전망했다. 본예산 기준으로 2018년 35.9%에서 올해 50.0%로 늘었는데 이를 소폭이나마 낮춘 것이다.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은 올해 -4.4%에서 -2.6%로 개선된다.
공무원 보수는 직급에 따라 차등화하기로 했다. 4급 이상은 동결하되 대통령과 총리, 장·차관급은 보수의 10%를 반납하기로 했다. 5급 이하는 1.7% 인상한다.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하겠다는 취지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최후 보루인 재정 안전판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제라도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지 않으면 더 큰 위기에 방패막 없이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