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동자 한 명당 일자리 두 개…인플레이션 억제 '가시밭길'

7월 구인 건수 전망치 웃돌아
6월까지 이어진 하락세 꺾여
노동자 우위 현상 이어져 임금 인상 가속화
구인공고가 붙은 미국의 세포라 매장. 사진=EPA
미국 기업들의 노동 수요가 되살아났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 6월까지 9개월 동안 감소하던 구인 건수가 전망치를 웃돌았다. 초과 수요 현상이 강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좀체 완화되지 않을 거란 전망이 잇따른다.

미 노동부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7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7월 구인 건수는 1120만 건으로 전달 수정치 1100만 건에서 20만건 증가했다. 지난 6월까지 3개월 연속 이어졌던 감소세가 꺾였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1040만 건)를 크게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1030만 건)도 뛰어넘었다.노동자 우위 현상은 강화됐다. 6월 노동자 한 명당 구인 건수가 1.9건이었지만 7월에는 2건으로 증가했다. 고용시장에서 초과 수요 현상이 이어지며 강력한 임금 상승세가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이런 현상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미 중앙은행(Fed)의 노력을 수포로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종별로 보면 물류 및 기간 산업 부문에서 전달 대비 8만 1000건이 증가했다. 예술 및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도 5만 3000건이 늘었다. 연방정부 구인 건수가 4만 7000건 증대됐고, 전체 지방정부 교육 부문에서도 4만 2000건이 증가했다.

실제 채용으로 이어진 고용 건수는 638만건을 기록했다. 6월(645만건) 대비 6만건 감소했다. 자발적 퇴사율은 2.7%로 전달 대비 0.1%포인트 감소했다. 이직 건수는 418만 건으로 전달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노동 수요가 다시 강세를 보이자 미 노동통계국이 다음 달 2일 발표할 8월 비농업 신규 고용 건수도 확대될 거란 예측이 우세해졌다. 미 노동부의 구인 보고서가 발표되기 전 다우존스 전망치는 31만 8000건으로 집계됐고, 블룸버그는 30만건으로 추산했다. 이 수치를 뛰어넘는 결과가 나올 거란 전망이다.

노동시장이 견조한 상황이 이어지자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에 따르면 이직자들의 평균 임금 상승률은 6.7%로 종전 4.9%를 웃돌았다. 블룸버그는 "실업률이 3.5% 수준을 유지하며 50여년 만에 최소치를 찍었다"며 "이같은 노동자 우위 현상은 곧 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CNBC는 "노동시장이 견고함에 따라 Fed의 예상보다 경기 침체가 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