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교역조건 역대 최악…11년 만에 최대폭 하락

순상품교역지수 82.55 사상 최저…1년 전보다 11.4%↓
고유가에 수입금액지수 22.7%↑…수출 금액지수는 8.1% 상승
국제 유가 상승 등 영향으로 수출가격보다 수입 가격이 더 크게 오르면서 지난달 교역조건 지표가 통계 작성 이래 약 2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대비 하락 폭도 11년 만에 가장 컸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7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달러 기준·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금액지수(182.55·2015년 100 기준)는 1년 전보다 22.7% 상승했다.

20개월 연속 오름세로, 6월(20.4%)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품목별로는 광산품이 70.7% 뛰었으며, 농림수산품도 24.2% 올랐다.

공산품 중에서는 화학제품(19.7%), 전기장비(18.8%), 섬유 및 가죽제품(17.1%),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14.3%)의 상승 폭이 컸다.

수입물량지수(131.55) 등락률은 4.0%로 나타나 6월(-1.2%)에서 상승 전환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가 23.9% 올랐고, 광산품도 11.0% 상승했다.

반면 제1차 금속제품(-16.1%), 석탄 및 석유제품(-15.3)은 하락했다. 7월 수출금액지수(143.16)는 1년 전보다 8.1% 올라 21개월 연속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섬유 및 가죽제품(-9.5%), 전기장비(-5.1%),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2.6%) 등이 감소했으나 석탄 및 석유제품(83.8%), 운송장비(17.1%) 등이 증가했다. 수출물량지수(124.97)도 3.4% 올라 6월(-2.5%)에서 상승 전환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18.5%),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16.6%), 운송장비(18.5%) 등이 증가했다.

수출입금액지수는 해당 시점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을 기준시점(2015년) 수출입금액으로 나눈 지표이고, 수출입물량지수는 이렇게 산출된 수출입금액지수를 수출입물가지수로 나눈 것이다.

다만 수입액(통관기준) 가운데 선박·무기류·항공기·예술품 등은 빠져있다.

이 품목들의 경우 가격 조사의 어려움 때문에 수입물가지수를 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82.55)는 수입 가격 상승률(18.0%)이 수출가격(4.6%)보다 더 크게 올라 1년 전보다 11.4% 내렸다.

지수 자체로 사상 최저 수준이었으며, 전년 동월 대비 하락 폭은 2011년 8월(-12.5%) 이후 가장 컸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지수가 낮아질수록 교역조건이 나빠진다는 뜻이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7월 국제유가가 다소 하락했음에도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데 대해 "수출입에는 통관 시차가 있기 때문에 순상품교역조건지수를 작성할 때 4∼6월 물가지수 등도 반영된다"며 "7월 유가 하락 폭은 8월에 본격적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7월 유가가 하락하기는 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한 상황"이라며 "8월에도 지수 하락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103.16)는 수출물량지수가 3.4% 상승했지만,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11.4% 하락해 1년 전보다 8.4% 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