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도 성별 불평등…전세계 굶주림 59%가 여성"

식량안보 남녀 편차 극심…우크라전 탓에 악화 우려
성평등 낮은 국가일수록 여성이 식량확보 어려워
남녀의 식량안보 편차가 급격히 늘어나 지난해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 중 3분의 2 가량이 여성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 CNBC는 국제구호단체 '케어'(CARE)가 유엔과 세계은행(WB)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전세계 기아에 시달리는 것으로 추정되는 약 8억2천800만명 중 59%가 여성이라고 보도했다.

식량안보가 불안정한 여성은 남성보다 1억5천만명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남녀간 식량안보 편차는 최근 몇 년간 큰 폭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8.4배 증가했고 중간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하면서 부분적으로 가속화됐다.

이는 작년 기준으로 올해 상황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식량위기 심화와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한층 악화할 여지가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발표한 '2022 전세계 식량안보·영양실태 보고서'에서도 여성은 남반구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모든 지역에서 남성보다 식량안보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량위기 불평등은 성평등 수준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109개국을 살펴본 결과 성평등 수준이 낮아질수록 여성의 식량안보도 더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세계은행 성평등지수 6점 만점 중 2.5점을 받은 수단은 여성 중 65%가, 남성은 49%가 식량 불안정에 처한 것으로 보고됐다. 만약 남성과 여성 둘 다 식량이 부족한 경우 여성이 더 큰 부담을 떠안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말리아에서 남성은 더 적게 먹을 때 여성은 아예 끼니를 거르는 것으로 보고됐고, 레바논에서는 팬데믹 초기 식사량을 줄였다고 답한 남성 비중이 57%일 때 여성은 85%에 달했다.

영국 자선단체 '영국 헝거프로젝트'의 레베카 버제스는 여성의 경제 참여와 의사 결정을 촉진하면 전반적으로 가난을 줄이고 영양 상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성이 소득을 창출하고 관리할 경우 가족을 위해 상당 부분을 식량과 건강, 교육 등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