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시설 접근 말라"…젤렌스키, 크림반도 겨냥 경고

"러, 이달 내 도네츠크 점령 목표 달성 불가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크림반도 내 러시아군을 겨냥한 공격을 예고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크림반도 내 우리 국민의 관심을 재차 요청한다"며 "러시아군 시설에서 멀리 떨어져라. 러시아군 기지와 비행장 주변에 머물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크림반도를 더 빨리 해방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에 점령군에 대해 아는 모든 것을 알려달라"고 덧붙였다.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점령한 뒤 주민투표를 거쳐 자국령으로 편입한 지역으로, 이달 들어 이 지역 내 러시아 공군 비행장과 탄약고 등에서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는 대규모 폭발이 연이어 발생했다. 러시아는 일부 사건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지원하는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를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우크라이나는 공식적으로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같은 사건 이후 대국민 연설에서 크림반도 수복 의지를 거듭 천명했으나, 이번처럼 주요 공격이 발생하지 않은 시점에 경고성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은 8월 말까지 도네츠크주를 점령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면서 "그날이 바로 내일이지만, 돈바스에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우디이우카 방면에서 최고의 영웅심과 인내력을 보여주고 있는 용사들, 바흐무트 방면을 용감하고 지능적으로 방어하고 있는 용사들에게 특별히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러시아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사찰을 방해하기 위해 고의로 이들의 예상 경로 방향에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그는 "IAEA 사찰단이 임무를 시작할 것으로 희망한다"며 "국제기구 및 모든 협력국과 함께 원전을 완전히 우크라이나의 통제 하로 되돌리고 러시아의 병력과 무기를 발전소에서 철수시킬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