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시도에도 맥 못추는 음악 프로그램…"시청자 피로감 누적"

아이디어 쥐어 짜내지만 시청률 0∼1%대 고전 최근 음악 예능 프로그램들이 0∼1%대 시청률을 보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30일 오후 8시 50분 처음 방송된 JTBC '두 번째 세계'(비지상파 유료가구) 시청률은 0.8%로 집계됐다. 여자 아이돌 그룹 래퍼들이 랩이 아닌 노래로 대결하는 경연 프로그램 '두 번째 세계'에는 마마무 멤버 문별, 오마이걸 미미, 우주소녀 엑시, 빌리 문수아 등 8명의 유명 아티스트들이 출연한다.

팬층이 탄탄한 아티스트와 심사위원을 내세웠지만, 시청률은 처참한 수준이다.

시청자들은 '동료 괴롭힘 논란'이 있었던 걸그룹 AOA 출신 지민과 모모랜드 주이의 복귀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고, 걸그룹 래퍼들의 보컬 실력을 선보인다는 취지와는 달리 일부 출연진의 퍼포먼스가 실망스러웠다는 평도 나온다.
MBN이 회당 제작비 10억 원 이상을 들였다는 음악 서바이벌 예능 '아바타싱어'도 첫 방송 시청률이 1.4%에 그쳤다.

'아바타싱어'에서는 국내 정상급 뮤지션들이 가상의 3D 아바타로 무대에 올라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증강현실(AR)과 메타버스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게임 캐릭터 같은 아바타를 구현했지만 연예인 판정단이 가수 정체를 추리하는 익숙한 포맷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MBN의 다른 음악 프로그램 '미스터리 듀엣'은 지난 8일 첫 방송 시청률 2.1%를 기록했지만, 계속 하향선을 그리다가 지난 29일 방송은 1.2%까지 하락했다.

'미스터리 듀엣'은 원통형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 정체를 모르는 두 명의 가수가 듀엣곡을 부르는 음악쇼다.

출연자가 함께 노래를 부르는 상대를 모르는 상태에서 목소리만으로 교감을 나눈다는 점은 흥미롭다는 평을 받았지만 음악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KBS 프로듀싱 서바이벌 프로그램 '리슨업'도 첫 방송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1.2%를 기록한 뒤 0%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스타를 앞세우고 뒤에서 무대를 조율하던 K팝 프로듀서들이 자존심을 걸고 배틀을 펼치는 점으로 차별화를 꾀했지만 역시 화제성을 끌어내진 못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한동안 유사한 음악 프로그램이 쏟아지다 보니 시청자들은 피로감이 높다"며 "아주 신선하고 충격적인 콘텐츠가 아닌 이상 춤과 노래를 소재로 하는 프로그램은 더는 큰 관심을 끌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