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차 넥쏘 신형 개발 전력"…SK·포스코 '수소사업 야심'

H2 MEET
세계 최대 수소산업 전시회 개막

현대차, 수소 버스·드론 선보여
후속 수소차 2024년께 출시

SK E&S, 그린수소 기술 공개
포스코 "석탄 대신 수소 활용"
두산은 초고온 작동 연료전지
현대자동차가 31일 세계 최대 수소산업 전시회인 ‘H2 MEET’에서 공개한 수소 멀티콥터드론.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3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 9·10홀. 세계 최대 수소산업 전시회인 ‘H2 MEET’(옛 수소모빌리티+쇼) 행사가 개막하자 현대자동차그룹 전시장에 선보인 수소·전기 경찰버스에 관람객이 몰렸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넥쏘의 후속 모델 출시 계획을 밝히는 등 수소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와 관심을 드러냈다. SK·포스코·효성·두산·코오롱그룹과 고려아연 등도 전시장에서 수소사업 역량을 뽐냈다.

“넥쏘 후속, 시장 기대에 부응할 것”

9월 3일까지 이어지는 H2 MEET에는 세계 16개국 241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이들 기업은 전시회에서 수소 생산·저장·운송과 수소를 활용한 기술·제품을 선보였다.전시회를 찾은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넥쏘를 잇는 후속 수소차는 연구소가 온 힘을 다해 개발하고 있다”며 “조만간 좋은 상품으로 시장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수소차 출시를 연기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2024년 넥쏘 신형 차량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넥쏘 신형이 출시되면 수소차 시장 선두인 현대차의 입지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7월 누적으로 세계 수소차 시장에서 판매량·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수소전기 경찰버스도 눈길을 끌었다. 이 버스는 2개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80㎾급 연료전지스택이 장착됐다. 완충 때는 550㎞까지 주행할 수 있다. 도심 공회전으로 소음과 배기가스 배출이 적잖은 기존 디젤 경찰버스를 대체하면 대기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전시관에 등장한 길이 6m의 수소 멀티콥터드론도 관람객의 관심을 받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 드론은 수소연료 시스템과 배터리를 동시에 이용한다”며 “이륙 중량은 최대 70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수소산업에 금융·세제 지원”

31일 열린 ‘H2 MEET’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SK E&S 전시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SK그룹 계열사인 SK E&S는 생산·유통·소비를 아우르는 친환경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전시관에서 소개했다. 전시관에서 만난 추형욱 SK E&S 사장은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수소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며 “수소산업 도약의 계기가 될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K E&S는 부생수소를 활용한 액화수소, 청정 블루수소, 그린수소와 청록수소까지 생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 전시관은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 그룹사 여섯 곳이 함께 수소 생산·운송·활용 등 수소산업 전반에 걸친 제품과 기술력을 선보였다. 포스코는 철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기술인 수소환원제철 모형을 전시했다.두산그룹은 전시 공간을 트라이젠과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를 중심으로 꾸렸다. 트라이젠은 수소, 전기, 열 등 세 가지 에너지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제품이다. SOFC는 800도가 넘는 고온에서도 작동하는 연료전지 발전 시스템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소연료전지 사업 기술·제품 등을 전시했다.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은 “코오롱그룹은 30년 동안 수소사업 노하우를 축적했다”며 “관련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외부 기업과도 적극 공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효성그룹은 영상과 체험형 콘텐츠를 중심으로 액화수소의 가치사슬을 소개하는 형태로 전시 부스를 꾸렸다.

정부는 수소산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시회 개막식 축사에서 “정부는 수소산업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초격차 산업으로 성장하도록 도울 것”이라며 “투자와 기술혁신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과감히 개혁하고 금융·세제 지원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익환/김형규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