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도 "이번 추석엔 음식 만들지 말고 사자"

차례음식, 반찬전문점 구매 급증
50대 이상 비중, 3년새 50% 뛰어
명절선물도 모바일상품권 많아져
직장인 김모씨(42)는 올해 추석 차례상에 놓을 음식 대부분을 반찬 전문점에서 구입해 준비하기로 했다. 부모님은 “그래도 차례상인데 직접 장을 봐서 음식을 하겠다”고 했지만 “많이 오른 물가에 음식을 장만하는 수고로움까지 생각하면 사는 게 이득”이라고 설득했다.

명절 차례 음식을 반찬 전문점에서 구매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이런 소비자 열 명 중 네 명은 50대 이상으로 나타나 3년 새 비중이 50% 가까이 뛰었다.
31일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2019~2022년 명절 기간 신한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설 전날 기준 반찬 전문점 이용 건수는 전년보다 21.9% 증가했다. 2020년 설(12.5%), 2020년 추석(15.9%)에 이어 갈수록 증가폭이 커지는 추세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작년 설(4.5%)과 추석(2.2%)에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특히 50대 이상 비중이 급증했다. 2019년 설만 해도 명절 전날 반찬가게를 찾는 소비자 가운데 50대 이상은 28.5%였지만 올해 설에는 이 비중이 41.7%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 연령대는 예전에는 직접 장을 봐 차례 음식을 만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인식이 많이 변한 것 같다”고 했다.중·노년층 가운데 명절 선물을 기프티콘 같은 모바일 상품권으로 주고받는 사람도 늘었다. 설 직전 5일간 신한카드로 결제된 상품권형 비대면 선물 이용 건수를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 비중은 2019년 6.5%에서 올해 15.2%로 두 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구매 금액대로 보면 3만~5만원권 비중(44.3%→52.1%)이 늘고 6만~10만원권 비중(20.5%→17.5%)은 줄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과하지 않은 선에서 간편하게 마음을 주고받는 방향으로 명절을 보내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최근 2년간 추석 연휴에 지방에 내려가거나 해외 여행을 가는 대신 제주도 여행을 가는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KB국민카드가 2019~2021년 추석 전후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동하는 사람은 소폭 감소한 반면 제주도로의 이동은 크게 늘었다. 작년 추석 연휴에 제주도를 찾은 사람은 2019년보다 43% 증가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