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드는 영끌족·빚투족…'부채 다이어트' 길 찾을 때

1년 새 기준금리 2%포인트 껑충
"내년 초까지 상승세"

'부채 다이어트' 체크 포인트
여러 대출 있다면 대환해 한곳에 집중
1년내 단기자금 여전히 변동금리 유리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최근 1년 새 기준금리가 연 0.5%에서 연 2.5%로 2%포인트나 뛰었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올라도 불어난 전체 가계대출 이자는 2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자산 시장에 뛰어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족’과 ‘빚투(빚내서 투자)족’의 이자 상환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주요 은행 자산관리(PB) 전문가들은 내년 초까지 금리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두 차례(10·11월)다. 국내외 주요 기관은 한은이 두 번의 금통위에서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해 연말엔 기준금리가 연 3%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출금리도 동반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요건을 살펴보고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을 고려하거나, 이자만 상환하고 있다면 원금 일부와 이자를 동시에 갚도록 해 상환 부담을 조금씩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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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금리 더 오를 듯”

전문가들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은 변동금리가 대부분인 만큼 금리 흐름을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1등급·1년 기준) 금리는 연 6%에 육박한 상태다. 앞으로도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을 여러 건 이용하고 있다면 대환 제도를 활용해 대출을 한 곳으로 집중하는 것이 좋다.

새로 신용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무엇이 유리할까. 이론적으로는 금리 상승기 대출은 고정금리가 유리하다. 다만 무조건 고정금리를 선택하지 말고 예상 상환기간을 따져보라는 조언이 많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장기간 이용할 계획이라면 고정금리로, 1년 이내 단기자금 조달이 목적이라면 변동금리로 진행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변동금리를 선택했다면 금리변동 주기는 길게 잡는 것이 정석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다수 신용대출 상품의 기본금리가 6개월 또는 12개월 변동금리고 기한 연장 때 금리가 변경된다”며 “금리 상승기엔 금리 변동주기가 긴 12개월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주담대 고정금리 전환해야

신용대출에 비해 원금이 크고 만기가 긴 주택담보대출은 어떻게 해야 할까. 자산관리(PB) 전문가들은 30년 이상 갚아나가는 주택담보대출은 고정금리나 혼합형 금리 대출로 위험을 상쇄하라고 조언한다. 최근 금리 상승세가 가파른 만큼 6개월 단위로 금리가 바뀌는 변동금리는 이자 상환 부담이 크다. 혼합형 금리는 첫 5년 동안은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대출을 말한다.변동금리가 고정금리를 추월해 급격히 뛰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의 78.1%가 변동금리 적용을 받고 있다. 2014년 3월(78.6%) 이후 최대 비중이다. 신규로 취급된 은행 가계대출의 81.6%도 변동금리다.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들도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좋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비교적 낮은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정책금융상품인 ‘안심전환대출’도 이달 15일부터 신청받는다. 집값 4억원 이하, 부부 합산 소득 7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대출 갈아타기에 앞서 은행별 우대금리 조건과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꼼꼼히 비교해봐야 한다.

대출 비교 핀테크도 활용해야

대출 이후에도 금리 조건을 계속 살펴봐야 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통상 대출받을 때만 금리에 민감하고, 정작 대출이 나온 이후에는 금리나 조건의 변화를 확인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며 “다양한 대출 비교 서비스 등을 활용해 상환 계획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토스와 카카오페이 핀다 등 핀테크 앱의 대출 비교 서비스를 활용하면 은행 창구를 돌아다닐 필요 없이 스마트폰 앱으로 ‘최저가 검색’하듯 대출 상품을 알아볼 수 있다. 다만 커버리지가 넓지 않아 비교 범위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출 플랫폼 앱마다 제휴 금융사 차이가 작지 않고 일부 시중은행은 대출 비교 서비스에 입점하지 않는 곳도 있어서다. 1금융권 대출만 고집하는 소비자라면 온라인 비교는 물론이고 직접 은행 앱에 들어가 금리 등 대출 조건을 따져보는 게 바람직하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