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에 강남도 속절없이 밀린다…도곡렉슬 7억 '뚝'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강남·북 가리지 않고 집값 하락 지속
이자 부담·전세 수요 감소…전셋값 약세
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와 주택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낙폭을 키우고 있다. 서울 집값 풍향계로 불리는 '강남'도 속절없이 밀리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가운데 집값이 더 내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가물에 콩 나듯 이뤄지는 몇 건의 급락 거래가 시세로 인식되는 상황도 지속되고 있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전주보다 0.13% 내리면서 전주(-0.11%)보다 낙폭이 더 커졌다. 2019년 1월 마지막 주(28일, -0.14%) 조사 이후 3년7개월여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서울 집값 풍향계로 불리는 강남권도 버티지 못하는 모양새다. 서초·강남·송파·강동 등 동남권은 이번 주 0.07% 내려 전주보다 낙폭이 더 커졌다.

강남은 이번 주 0.06% 떨어졌다.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도곡렉슬’ 전용 134㎡는 지난달 2일 42억3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5월) 49억4000만원보다 7억1000만원 하락했다. 역삼동에 있는 ‘개나리SK뷰’ 전용 84㎡도 지난달 1일 27억원에 손바뀜해 지난해 8월(28억원)보다 1억원 하락했다.

송파구도 0.12% 내려 전주보다 0.02%포인트 더 하락했다.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달 6일 20억9000만원에 손바뀜해 지난 3월에 거래된 22억6000만원보다 1억7000만원 떨어졌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소 앞.사진=연합뉴스
강동구는 하락률은 0.06%를 기록했다.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고덕아르테온’ 전용 84㎡는 지난달 6일 14억8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 지난 7월 거래된 16억4000만원보다 1억6000만원 내렸다. 올해 최고가 19억8000만원보단 3억4000만원 떨어진 수준이다.

강북도 침체 분위기가 만연하다. 도봉구는 이번 주 0.27% 떨어졌다. 방학동에 있는 ‘우성아파트1’ 전용 83㎡는 지난달 5일 4억500만원에 직거래됐다. 지난해 7월 5억5500만원까지 거래됐던 면적대다. 1년 사이 1억5000만원 내렸다.

노원구도 0.25% 내렸다. 상계동에 있는 ‘노원현대’ 전용 84㎡는 지난달 10일 7억9000만원에 거래, 지난 6월 거래된 8억4700만원보다 5700만원 내렸다. 작년 신고가인 8억9700만원보다는 1억700만원 내린 수준이다.부동산원 관계자는 “추가로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졌고, 주택 가격이 더 내릴 것이라는 우려가 거래 심리를 위축시켰다”며 “급매물 위주로 이뤄지는 거래가 시세로 인식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서울 집값 낙폭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매매가격 및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사진=한국부동산원
전셋값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서울 전셋값은 0.09% 내려 전주보다 0.03%포인트 더 내렸다. 송파구(-0.14%)는 잠실동 대단지 위주로, 양천구(-0.12%)는 신정동과 목동 대단지가 전셋값 하락을 주도했다.

강북에선 종로구(-0.18%)가 무악동과 숭인동 단지 중심으로 떨어졌고, 서대문구(-0.18%)는 홍제동과 홍은동 전셋값이 내렸다. 은평구(-0.15%)에선 응암동과 녹번동에 있는 대단지에서 시세보다 낮은 전세 계약이 지속되고 있다.부동산원 관계자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전세 이자 부담이 커졌다. 반전세와 월세 전환 수요가 늘었고 갱신거래가 아니면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신규 전세수요가 줄어들면서 매물 가격이 하향 조정된 것이 전셋값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