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우려에도 개미들은 반도체株 '줍줍'

사진=연합뉴스
업황 우려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한달 간 반도체주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하락하자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린 장기 투자자들이 유입된 영향이란 분석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달 간(8월1일~31일)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약 1조479억원을 순매수했다. 순매수 2위 카카오뱅크(2822억원)의 약 4배에 육박한다. 지난 7월 1100억원 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한 것과 다른 모습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반도체주 SK하이닉스를 1539억원 어치 순매수하기도 했다. 해당 기업은 순매수 4위를 기록했다.반면 외국인들이 많이 사들인 종목은 개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개인투자자 순매도 1위를 기록했다. 약 4358억원을 순매도했다. 2위에 오른 현대차의 순매도 규모는 약 2889억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는 각각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난달 순매수 1위, 3위 종목이었다.

반도체 업황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고려할 때 이례적이란 평가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지난달 23일 올해 반도체 시장의 연성장률을 13.9%로 예측했다. 지난 6월 예상치인 16.3%보다 낮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5.1%에서 4.6%로 내렸다.

업황 우려가 커지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지난 한달간 2%대 하락했다. 지난달 초 6만원대에서 시작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31일 5만9700원으로 내려가며 ‘6만 전자’ 사수에 실패했다. 이날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각각 2.18%, 2.94% 하락했다.하지만 떨어진 주가가 오히려 장기 투자자들에겐 매력으로 비춰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요는 불안하지만 반도체 공급이 제한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이번 반도체 불황 사이클은 길지 않을 수 있다”며 “과거에 비해 빨라진 공급 축소와 구조적인 공급 증가의 어려움 등을 감안하면 장기 투자자는 하반기 반도체주의 과도한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