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리위 추가 징계 시사에 "내홍 책임 1·2등 먼저" 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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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윤리위 "李 추가 징계 의견 존중"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일 당 중앙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가 이 전 대표 추가 징계 의견을 존중한다는 입장문에 "민심을 이탈케 하는 행위 등에 징계할 수 있다"고 덧붙인 것을 두고 "윤리위가 '민심 이반'을 초래하면 징계한다고 했는데, 환영한다"고 밝혔다.
"민심 이탈케 하는 행위 등 징계 가능"
李 "사태 책임 여론조사, 보통 제가 3등"
"1, 2등 하는 분들 징계하고 오라"
이 전 대표는 이날 윤리위 입장문 발표 이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같은 입장을 표명했다.이 전 대표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여론조사를 보면 제가 보통 3등 하던데 1, 2등 하는 분들 징계하고 오라"고 했다.
여권 내분 사태에 대한 책임 소재를 묻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 및 '윤핵관'보다 적은 응답을 받았던 것을 거론한 것으로,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저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다음부터는 여론조사에 보기로 '윤리위'도 넣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또한 이 전 대표는 윤리위가 '양두구육', '신군부' 등 이 전 대표의 발언 내용을 입장문에 적시한 것에 대해선 '정치적 영역에서 공적 인물을 비판하기 위해 양두구육 표현을 썼다면 형법상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판결 보도를 끌어왔다.
이어 그는 "윤리위가 양두구육 같은 사자성어를 문제 삼는다면 윤리위가 대법원보다 위에 있는 기관이 된다"며 "대법원보다 권위 있는 절대자를 두고 이런 일을 벌인다면 신군부 표현도 전혀 문제가 될 일 없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작 이준석은 사이코패스라고 발언한 윤핵관 호소인도 있는데, 다 집어넣겠다"고 했다.앞서 국민의힘 윤리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들이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를 촉구한 데 대해 "의견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윤리위는 "최근 당내 갈등이 고조되는 것에 대해 윤리위가 지난 8월 19일 입장문 및 8월 22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서 밝힌 바와 같이, 윤리위는 당의 윤리의식 강화와 기강 유지 및 기풍 진작을 위해 구성됐다"며 "당헌·당규 및 윤리 규칙을 위반하거나 기타 비위가 있는 당원에 대한 징계처분 및 심의 의결을 주요 기능 중 하나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와 같이 당헌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윤리위는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 당헌·당규 및 윤리 규칙 위반으로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하는 행위 등에 징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윤리위는 본인들의 결정에 '정략적 의도'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정했다. 이 전 대표의 "최근 윤리위의 역할에 대해 많은 국민이 '뭐 저런 정치적인 행동을 하느냐'고 오해할 만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는 발언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윤리위는 "윤리위 심의 및 의결에 대해서 국민의힘 소속 당원을 비롯한 국민들이 다양한 평가를 내릴 수 있지만, 윤리위 결정에 대해 개인적인 추측과 판단에 따라 '정치적 사주'를 받은 결과로 치부하는 '근거 없는 정치적 주장'은 윤리위 심의 및 의결에 대해 다양한 평가를 내리는 것과는 명백히 다른 사안"이라고 했다.한편, 최근 여권 내분 사태에 대한 책임이 윤핵관, 윤 대통령, 이 전 대표 순으로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달 15일 공표된 바 있다.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이달 12~13일 이틀간 전국 성인 1002명에게 '국민의힘의 위기 상황을 초래한 가장 큰 책임은 누구에게 있냐'고 묻자 '윤핵관으로 불리는 대통령 측근'에 있다는 답변이 35.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윤 대통령'이라는 응답이 28.6%,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응답은 22.5%였다. 기타는 2.3%, '잘 모름' 및 무응답은 11.2%다.해당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무선전화면접 100%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은 14.9%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