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중단 뒤 24년간 방치되면서 '도심 흉물'이 된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1동 안양역 앞 원스퀘어 건물 철거가 예정보다 한 달 넘게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현장에서 발생한 건물 붕괴 사고 이후 철거 관련 법 규정이 강화하면서 당초 계약보다 철거 비용이 증가하자 건축주와 철거업체가 마찰을 빚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1일 안양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3월 원스퀘어 건축주가 건축물해체신청서를 제출해 국토안전관리원 심의 등을 거쳐 7월에 건물해체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최대호 안양시장은 "철거를 안전하고 신속하게 추진해 도시미관을 회복하고, 안양역과 안양1번가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건물이 건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건축물은 1996년 2월 지하 8층, 지상 12층 규모의 판매·위락시설 용도로 건축허가를 받았으나 건물주의 경영난 등을 이유로 1998년 10월 공사가 중단됐다.
공정률 67%로 골조 공사만 이뤄진 채 지금까지 안양역 앞 도심 경관을 크게 해치는 흉물로 방치됐다.
2012년 소유권이 이전된 뒤 2020년 5월 숙박시설을 짓기 위한 건축·교통·경관심의가 완료됐으나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다른 사업 용도로 변경돼 설계가 추진 중이다. 건축주가 철거업체선정까지 완료해 예정대로 7월 철거를 추진했으나 국토안전관리원이 안전한 철거를 위한 구조보강을 지시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국토안전관리원이 철거계획서를 심의해 허가하지 않으면 철거를 진행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철거 장비 추가와 안전 시설물 설치 등에 비용이 증가했고, 철거업체가 추가 비용이 반영된 계약변경을 요구했으나 건축주가 철거비 인상이 어렵다고 하면서 7월 철거가 이뤄지지 못했다. 현재 건축주가 새로운 철거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철거업무를 담당하는 만안구청에 9월에는 철거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지역 흉물 철거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만안구 주민들과 지역 정치권은 철거 지연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안양 만안) 의원과 지난달 5일 구성된 '안양역 앞 폐건물 원스퀘어 철거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뚜렷한 진전 없이 시간이 흘러가는 지금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과 대책위는 "올해 3월 17일 개정된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의 정비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시행돼 안양시가 건축심의위원회를 열어 심의하면 강제 철거를 할 수 있다"며 시의 적극 행정을 촉구했다. 시 관계자는 "원스퀘어 건물이 예정대로 철거될 수 있도록 건축주 등에게 협조를 요청했으나 철거 비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아직 철거를 못 하고 있다"면서 "신속한 철거를 해달라고 독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