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소속사에 '뭉칫돈'…반도체 회사 부회장의 '사업 외도'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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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와이홀딩스 원진 부회장가수 싸이(본명 박재상)는 2018년연예기획사인 피네이션을 세운다. 피네이션을 세우는 과정에서 SK텔레콤(지분 9.7%) 등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반도체 회사를 운영하는 디와이홀딩스도 피네이션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했다.
옛 동양엘리베이터...현재 SFA 운영
피네이션 지분 10.57% 보유
청담동 일식당 코지마도 운영
SFA반도체 매각설에는 선그어
동양엘리베이터(현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를 운영하던 디와이홀딩스는 2008년 엘리베이터 사업을 접고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의 원진 부회장은 반도체 사업을 전문 경영인에게 맡긴 채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디와이홀딩스는 피네이션 지분 10.57%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싸이(지분 57.97%)에 이어 피네이션의 2대주주로 알려졌다. 디와이홀딩스 원진 부회장은 싸이와 함께 강북 고급빌라인 '장학파르크한남'에 거주하는 이웃사이로 전해진다.
디와이홀딩스는 2003년 엘리베이터 사업부(동양엘리베이터)를 독일 티센크루프에 매각했다. 이 매각자금으로 삼성항공(현 한화테크윈)의 자동화사업부에서 분사해 출범한 디스플레이·반도체장비 업체인 에스에프에이 경영권을 인수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에스에프에이는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8129억원, 922억원을 올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정보기술(IT) 등에 납품하면서 안정적 실적을 올렸다.
디와이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한 원진 부회장은 전문경영인인 김영민 대표이사에게 에스에프에이 살림살이를 맡겼다. 김 대표는포스코와 베인앤컴퍼니, 씨티그룹 등을 거쳐 지난 2009년 에스에프에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합류했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대표이사 자리를 맡고 있다. 김 대표의 경영 수완을 바탕으로 에스에프에이는 물론 모회사인 디와이홀딩스 실적과 재무구조도 좋아졌다. 디와이홀딩스는 작년 당기순이익으로 400억원을 올렸다. 작년 말 자산총계는 5440억원, 이익잉여금은 3386억원에 이른다. 작년에 중간배당으로 39억원을 원진 부회장에게 지급하기도 했다.
원 부회장은 일본 와세다대를 거쳐 미국 브라운대를 졸업한 뒤 동양엘리베이터 부사장으로 근무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복고 후배이기도 하다. 원진 부회장은 디와이홀딩스를 통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디와이홀딩스는 연예기획사인 피네이션 지분은 물론 음식점업체인 디와이푸드도 운영 중이다. 디와이푸드는 서울 청담동 일식당으로 미슐랭 가이드 2스타를 받은 ‘코지마’를 운영 중이다.
일각에서는 원진 부회장이 에스에프에이의 자회사인 SFA반도체를 매각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김영민 대표는 최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SFA반도체에 경영권 매각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