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는 게 값인 인테리어 비용…정찰제 도입했더니 신혼부부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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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연 아파트멘터리 공동 대표‘인테리어 고수’로 소문난 PD와 글로벌 인수합병(M&A) 전문가. 매우 이질적인 두 사람의 만남은 남다른 화학반응을 일으켰다. 취미로 시작한 인테리어 블로그는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인테리어 리모델링 스타트업으로 변모했다. 최근 ‘포브스 선정 아시아 100대 유망 기업’에 선정된 아파트멘터리 얘기다.
인테리어 블로그 운영하다 '고수' 입소문
M&A 전문가와 손잡고 회사 키워
자재·공임 공개하고 1년간 무상 AS
창업초 10건 시공…올해 1000건 전망
“왜 아직도 인테리어는 견적 받을 때마다 가격이 제각각일까.” 윤소연 아파트멘터리 공동 대표가 회사를 창업한 것은 이런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윤 대표는 원래 MBC PD였다.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진 것은 2013년 자신의 신혼집을 인테리어하면서다. 그는 당시 ‘부르는 게 값’이라는 업계의 관행을 몸소 느꼈다. 시공업자마다 자재, 인건비 등 견적 비용이 달랐고, 인테리어 방식도 천차만별이었다. 그는 3000만원 예산으로 발품을 팔아 인테리어를 직접 했다. 체험기를 담은 책도 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인테리어를 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어려움을 겪은 소비자가 많았다는 의미였다. 윤 대표는 2015년 회사를 나와 업계에 뛰어들었다.김준영 공동 대표는 글로벌 투자은행(IB) 출신이다. 그는 홍콩계 IB 바클레이즈,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를 거치면서 크고 작은 M&A를 주도했다. 회사 창업자들과 만나 직접 몸으로 부딪치면서 창업의 꿈을 키웠다. 2017년 기회가 왔다. 아파트멘터리는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재무 등 살림 전체를 이끌 수 있는 믿을 만한 전문가가 필요했다. 윤 대표와는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대학생 대상 행사에서 참석자로 만나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왔다. 윤 대표는 김 대표에게 회사에 합류해줄 것을 제안했다. 그렇게 둘은 의기투합했다.
아파트멘터리의 콘셉트는 인테리어 서비스 표준화와 가격 정찰제다. 동네 사업자를 중심으로 파편화한 업계를 투명하게 개선해보자는 취지였다. 소비자 편의에 맞춰 가격과 서비스를 표준화했다. 대표 서비스는 ‘파이브(FIVE)’다. 도배, 바닥, 필름, 조명, 타일 5가지에 대해 모듈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먼저 예상 견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후 오프라인 상담 과정에서 자재, 콘셉트 등 맞춤형 컨설팅을 해준다. 계약을 맺으면 전속 매니저가 붙어 인테리어가 끝날 때까지 고객을 응대한다. 1년간 무상 사후관리(AS)도 해준다.
아파트멘터리의 시공비가 시중 인테리어 업체보다 저렴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비용이 투명하게 공개돼 있다는 점이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정보 비대칭만 완화되면 쓸 돈은 쓰겠다”는 게 인테리어 수요자들의 생각이었다. 특히 구매력이 있는 신혼부부들이나 구축 아파트를 구입한 뒤 리모델링을 하려는 고객이 호응했다.지난해 누적 시공 건수가 1000건을 넘어섰다. 2016년 10건이던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올해는 매출 600억원, 시공 건수 1000건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파트멘터리가 올해 진행한 시리즈C 투자 라운드에 국내 사모펀드 레버런트파트너스를 중심으로 신한금융그룹, 산업은행, 한국투자증권 등이 참여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