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 24년만에 140엔 돌파…올들어 18% 상승(종합)

상승폭 43년만에 최대…과거와 달리 무역적자 키워
엔화 가치가 24년 만에 달러당 140엔이 무너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40.37엔까지 올랐다.

엔·달러 환율이 140엔대로 올라선 것은 1998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엔·달러 환율은 18%나 상승했다. 올해 상승폭은 1979년(19%) 이후 43년 만에 최대로, 1973년 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크다.

엔화 약세의 배경으로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꼽힌다.

닛케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 퇴치를 위해 경기 후퇴를 각오하고 금리 인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본은행은 금리를 낮게 억제하고 있다"며 "미·일 금리차에 따라 엔 매도·달러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일 금리차가 계속되는 한 엔화 약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심리적 저지선으로 인식되던 140엔 선이 무너짐에 따라 단기적으로 145∼147엔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 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이날 각의(우리의 국무회의 격) 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시세 변동이 다소 커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

높은 긴장감을 가지고 주시하겠다"면서 "필요한 경우 적절한 대응을 취하겠다"고 구두 개입했다.

엔화 약세는 과거와 달리 무역수지 적자폭을 키우고 있다.

에너지와 원자재의 수입 가격을 높이기 때문이다.

재무성이 발표한 7월 무역통계(속보치)에 따르면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19.0% 늘어난 8조7천528억엔(약 85조5천억원), 수입은 47.2% 급증한 10조1천896억 엔(약 99조5천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가 1조4천368억엔(약 14조원) 적자를 기록, 7월 기준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무역적자가 12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다. 과거에는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일본의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누렸지만, 생산 거점을 해외로 이전한 일본 기업이 증가한 탓에 엔저가 수출 증대로 이어지지 않은 채 수입 증가만 키운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