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금융위기 후 첫 1,360원 돌파…1,400원까지 가나(종합2보)

종가 기준 13년 5개월 만에 최고…연준 고강도 긴축 전망에 강달러
1차 저항선 1,364∼1,380원…경계 심리 고조되면 1,400원 열어둬야
2일 원/달러 환율이 13년 4개월여 만에 1,360원을 돌파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7.7원 오른 달러당 1,362.6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4월 1일(1,379.5원) 이후 1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환율은 이날 4.4원 오른 1,342.0원에 개장한 뒤 오전 10시 19분 1,352.5원까지 내렸다가 반등해 1,363.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고가 기준으로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1일(1,367.0원) 이후 13년 4개월여 만에 가장 높았다.

달러 가치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주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언급을 한 이후 치솟고 있다.

미국 경제지표도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연준이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중국 경제 둔화 우려도 환율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인구 2천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중국 서부 쓰촨성 청두시를 오는 4일까지 봉쇄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국 반도체 대기업인 엔비디아와 AMD에 인공지능(AI)용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중단하라고 통보하면서 미중 갈등 우려도 고조됐다. 외국인의 증시 순매도도 환율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20포인트(0.26%) 내린 2,409.41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1천733억원가량 순매도했다.

오후 3시 30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71.03원이다.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972.40원)에서 1.37원 내렸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환율이 오를 것이라며 1차 저항선을 1,365∼1,380원대로 봤다.

그러면서도 시장 불안이 고조되면 1,4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올해 고점을 1,365원 정도로 봤는데, 시장에서 경계 심리가 고조되면 오버슈팅(단기 급등)이 나올 수 있다"며 "1,400원까지도 갈 수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9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시장의 경계심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일차적인 심리적 저항선은 1,380원 정도"라면서도 "1,400원도 가능은 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연말쯤 환율이 꺾일 수 있다"며 "중국의 10월 당대회, 미국의 11월 중간선거 이후 불확실성이 좀 제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가도 고점을 찍고 둔화하는 상황인데, 하락압력이 계속되는지 볼 필요가 있다"며 "이후 연준 긴축 속도 재조정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