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 증여' 10억으로 확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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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레이더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부부가 증여세 없이 서로에게 증여할 수 있는 금액의 한도를 6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리는 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정성호, 증여세법 개정안 발의
"2008년, 6억 한도로 개정 후
재산가치 상승 등 반영 안돼"
2일 국회에 따르면 정 의원은 배우자 증여재산공제 한도를 10년간 6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다음주 대표 발의한다. 그는 “배우자 증여재산공제는 1997년 5억원으로 처음 도입되고, 2008년 6억원으로 개정된 뒤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며 “14년 동안의 물가 및 재산가치 상승을 고려하면 실질적 공제 한도는 축소되고 있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세무 현장에선 6억원인 공제 한도를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김선형 자산세금연구소 세무사는 “원칙적으로 부부가 서로에게 생활비를 이체하는 것과, 한쪽의 자금으로 공동명의 부동산을 취득하는 것 모두 증여에 해당한다”며 “6억원의 공제 한도는 초고소득 가구가 아니더라도 쉽게 넘길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매매 과정에서 증여세보다 이혼 후 취득세의 세율이 낮게 계산돼 위장이혼을 감행하는 사례가 나오는 것도 공제 한도가 너무 낮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학계에선 부부간 증여재산공제 한도를 점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우리 법이 이혼 판결 때 부부간 공동재산을 인정하고 분할하도록 하면서 막상 공동재산 형성 과정에는 부부를 별도 주체로 간주하고 증여세를 부과하는 게 모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연방법에 따라 부부간 증여엔 과세하지 않는다.
정 의원은 세법을 관할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 출신으로 민주당 내 친이재명계의 핵심 인사로 꼽힌다. 이번 법안 통과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법안 공동 발의자엔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을 비롯해 김병욱 김윤덕 문진석 윤후덕 임종성 의원 등 10명이 이름을 올렸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