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냐, 실수냐…李 '전쟁' 문자 유출 놓고 시끌
입력
수정
지면A6
여의도 와이파이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소환 사실을 통보하는 문자를 의도적으로 노출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확산하고 있다. 검찰이 아닌,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여론을 만들어 나가면서 야권 지지층 결집을 유도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오전에 받고 4시간 뒤 노출
사생활 보호 필름도 사라져
일각 "흠집내기 수사로 유도"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 통보는 지난 1일 국회 본회의 도중 이 대표가 받은 텔레그램 문자 메시지가 언론에 노출되면서 외부에 공개됐다. 이 메시지는 야당 대표에게 검찰의 출석 요구서가 온 사실을 알리면서 ‘전쟁입니다’라는 선정적인 단어를 포함하고 있어 거의 모든 언론이 대서특필했다.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의도적으로 문자를 노출시켰다는 해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우선 문자를 주고받은 시간이 석연치 않다. 언론에 노출된 문자 발신 시간은 오전 11시30분께. 본회의가 오후 3시에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4시간가량 전에 받은 문자가 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문자 노출 사건 이후 이 대표가 휴대폰에 부착했던 시야각 제한 필름이 제거된 것도 의심을 사게 하는 대목이다. 텔레그렘에 담긴 ‘전쟁입니다’라는 문구가 사전 계획된 메시지라는 분석도 많다. 야권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과거에도 문자 등을 일부러 노출하는 ‘언론 플레이’를 하는 정치인은 종종 있었다. 가장 대표적 정치인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다.
단순 실수라는 반론도 있다. 이재명계의 한 의원은 “지난 1일부터 본회의장의 의원 자리 배치가 바뀌면서 이 대표가 측면에서 중앙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며 “자리 배치가 바뀌면서 휴대폰이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