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치기 강자' 황정미, 연장 끝에 생애 첫 승

사진=KLPGA 제공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데뷔 3년차 황정미(23)는 '몰아치기'의 강자다. 한번 발동이 걸리면 줄버디를 쏟아내기 일쑤다. 하루에 8언더파를 기록하며 리더보드 상단에 뛰어오르곤 했다.

단점은 다소 큰 기복이었다. 줄버디의 기세를 대회 내내 이어가지는 못해 여태 우승을 거두지 못했다. 그래도 올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호반 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에서 두 차례 준우승을 거두며 상승곡선을 만들어냈고 골프업계에서 "언제든 '한방'을 터트릴 가능성을 가진 골퍼"로 꼽혔다. 황정미가 드디어 '한방'을 터트렸다. 4일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CC(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7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디펜딩챔피언 김수지(26)를 제치고 생애 첫 우승을 품에 안았다. 연장까지 이어진 접전을 통해 얻은 짜릿한 우승이었다.

황정미에게 이번 우승을 안긴 가장 큰 주역 역시 '몰아치기'였다. 그는 전날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 잡아내며 10언더파 62타로 코스레코드를 세웠다.

1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그는 10번홀까지만 해도 다시 한번 기복을 보이는 듯 했다. 보기 3개와 버디 3개를 기록하며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사이 김수지가 14번홀(파5)에서 이글을 치며 2타차 선두로 달아났다. 하지만 3개홀을 남겨두고 황정미의 반격이 시작됐다. 16번홀(파3)과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단숨에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18번 홀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황정미는 6m 버디를 잡아내며 김수지를 따돌리고 우승컵을 따냈다.

김수지는 생애 첫 타이틀 방어에 도전했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그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올리고 이후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챔피언십까지 우승하며 KLPGA투어 강자로 거듭났다.

황정미의 우승으로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은 5년 연속 '생애 첫 승' 챔피언을 배출했다. 2011년 시작된 이후 이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현재까지 없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