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부는 보이콧, 안티 ETF도 등장…美 '反 ESG' 바람

미국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반대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등장했다. 일부 미국 주 정부는 ESG 경영을 추구하는 투자사들에 ‘보이콧’을 선언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금융업체인 스트라이브자산운용은 지난달 2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ETF 신규 상품 4종 출시를 신청했다. 이 자산운용사는 각 투자처 이사회에서 나오는 사회적·정치적 의제에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원칙 아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달 초 이 업체가 출시한 안티 ESG 펀드 ‘스트라이브US에너지’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ESG 경영이 주주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일부 투자자의 반감이 안티 ESG 펀드의 등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부터다. 석유 등 화석연료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껑충 뛰었지만, ESG 투자 열기는 차갑게 식었다.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미국 ESG ETF에 유입된 자금 규모는 40억달러 남짓에 불과하다. 2021년(360억달러)의 9분의 1 수준이다.

미국 주 정부 중에도 ESG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곳이 적지 않다. 지난달 24일 미국 텍사스주는 블랙록, 크레디트스위스그룹, UBS그룹 등 10개 금융회사를 보이콧 대상으로 지정했다. 텍사스주는 10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주 정부의 투자 계약을 철회하거나 금지할 계획이다. 예외를 인정해주지 않으면 텍사스주 교사 퇴직연금과 같은 공적 기금도 이들 업체의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플로리다주도 공적 연금 운용 시 ESG 경영 대신 수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투자할 것을 지시하는 결의안을 지난달 23일 주지사 직권으로 통과시켰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