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코앞' 제주 긴장감 고조…벌써부터 침수피해 속출

제주 관광객 지난달 4만여명서 1만명대로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4일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시가지가 침수돼 있다. 기상청은 4일부터 6일까지 제주에 100∼600㎜ 이상의 비가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제주에 제11호 태풍 '힌남노' 전면의 강한 비구름대로 인한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침수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 제주도 산지와 서부지역에 호우경보가, 나머지 제주 북·남·동부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또 제주 전역에 강풍주의보, 제주 해상에 풍랑경보가 발효됐다.기상청에 따르면 2일부터 이날 오후 4시 현재 지점별 누적 강수량은 한라산 진달래밭 315㎜, 삼각봉 315㎜, 윗세오름 306㎜ 등이다. 또 제주(북부) 60.7㎜, 서귀포(남부) 180.2㎜, 성산(동부) 153㎜, 고산(서부) 211㎜의 비가 내렸다.

특히 서귀포 대정은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시간당 74.5㎜의 폭우가 쏟아졌다. 고산도 이날 시간당 64.6㎜의 비가 쏟아져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제주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50㎜ 이상의 강한 비가 퍼붓기도 했다.

폭우로 인한 침수 등 피해도 지속됐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7분과 14분께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주택 마당과 상가가 침수됐다. 인근 지역의 도로 하수구가 막혀 안전조치가 이뤄지기도 하고, 과수원이 침수돼 피해를 보기도 했다.이외에도 대정읍 상모리와 영락리 등 도로에서 갑작스럽게 불어난 물에 잠긴 차량에 고립된 사람들이 구조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총 44건의 신고가 접수돼 배수 작업 27건, 안전조치 13건, 인명구조 2건, 자체 처리 2건의 조치가 이뤄졌다.

이날 제주국제공항은 서둘러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5일부터 제주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 항공기 결항사태가 이어질 것에 대비해 미리 돌아가는 것이다.반면 태풍으로 인해 제주로 여행 오는 관광객은 크게 줄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태풍이 제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보도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평소 4만명대 이르던 관광객이 1만명대로 줄었다.

지난달 평균 4만1200여 이 제주를 찾았지만 1일 3만5038명, 2일 2만4993명, 3일 1만6322명으로 크게 줄었다.

태풍이 북상하면서 제주 한라산국립공원 출입이 지난 2일부터 전면 통제됐다. 또 해상에 풍랑특보가 발효되면서 이날 오전 9시 목포로 가는 여객선 한 척이 제주에서 출항했을 뿐 이후 모든 여객선이 통제됐다. 제주도 내 항구와 포구에는 각종 선박 1949척이 대피해 있다.제주도는 오는 5일 오전 6시를 기해 비상 최고단계 대응 태세에 돌입할 예정이다.

도는 태풍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지난 2일부터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비상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도는 태풍 사전조치로 급경사지·하천변·해안가 등 재해 우려 지역과 배수로·맨홀 준설 등 1775건을 긴급 점검하고, 하천 교량 주변 지장물 제거 및 저류지 수문 작동 여부 점검 등을 마쳤다.

강풍 피해에 대비해 비닐하우스와 축사 시설, 항만·어항 등의 안전조치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이외에도 이재민 임시주거시설 169개소와 재해구호물자 비축창고 16개소에 대한 점검과 함께 반지하 주택 115개소에 대한 특별 관리도 하고 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