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방파제 넘은 파도에 부산 해안가 폭탄 맞은 듯

송도·광안리 등 해안도로 아스팔트 종이짝처럼 찢기고 벗겨져
폭풍해일에 상가 전면부 파손되고 침수 피해…상인들 망연자실
부산을 강타하고 지나간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해안가 상가와 도로가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한 모습으로 변했다. 힌남노가 할퀴고 간 6일 오전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해안도로 100여m 구간은 아스팔트가 폭풍해일에 모두 부서지며 떨어져 나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3∼4차로 규모의 도로에 깔려 있던 아스팔트는 1∼2m 크기의 덩어리로 떨어지며 주변 인도와 해안 상가 앞에 잔뜩 쌓여 나뒹굴고 있었다.
도로에 진입하려던 차들은 이 모습에 놀라 황급히 핸들을 돌리는 모습도 관찰됐다. 해안을 따라 늘어서 있던 횟집 등 상가들은 1층 전면부가 모조리 떨어져 나가고 앙상한 철재 뼈대만 남은 곳이 많았다.

2∼3층 상가도 강풍에 유리창 수십 장이 부서져 있었다.

상인들은 상가 내부에 들어찬 물을 빼고, 집기류를 밖으로 꺼내 말리며 조금이라도 건질 것이 없는지를 살피며 발을 동동 굴렀다. 바다 위 선착장으로 쓰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구조물도 파도와 함께 방파제를 넘어와 도로 곳곳에 부서진 채 방치된 모습이다.
이런 모습은 송도해수욕장뿐 아니라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민락수변공원 일대에서도 관찰됐다.

피서철 수많은 관광객이 들렀던 수변공원 앞 편의점은 전면 유리창이 모두 부서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편의점 내부 매대도 모두 부서져 합판, 철재 섀시 등과 뒤섞이며 내부에 잔뜩 쌓여 있었다.

인근 상인들은 편의점의 처참한 모습에 삼삼오오 모여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인근의 한 어묵 판매 가게도 입구에 덧대어 놓은 합판이 부서진 채 내부가 파손됐다.

한 상인은 "2016년 차바 태풍 때보다 해안가 일대는 피해가 더 큰 것 같다"면서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워 했다.

광안리해수욕장 해안도로는 모래밭으로 변해버렸다.
폭풍해일에 떠밀려온 모래가 가득 쌓였고, 구청 직원들이 중장비로 분주히 모래를 걷어내고 있었다. 화물차 바퀴가 모래밭에 빠져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고, 모래에 빠진 승용차를 경찰관이 이동시키려고 애쓰는 장면도 연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