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 드는 BTS 공연…부산시도 유치위원회도 "우린 돈 안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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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기업 협찬으로 자금 충당할 듯2030년 열리는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돕기 위해 내달 15일 부산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공연이 약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관련 비용을 누가 낼 지조차 분명히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7월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로 발탁됐다.
공연 한달 후인데…주요 기업들은 "들은 바 없다"
6일 재계 및 문화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내달 15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BTS 공연에는 약 70억원 가량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위원회에 참여하는 한 재계 관계자는 "BTS가 하는 공연인 만큼 무대장치 등에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갈 것"이라며 "약 70억원 가량을 써야 한다는데 돈 낼 곳은 마땅치 않고 서로 미루는 분위기"라고 전했다.'BTS 인 부산(BTS in Busan)'이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BTS 소속사 하이브가 주최 및 주관을 맡고 부산시가 후원한다.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역시 행사 개최에 일부 관여하고 있다.공연 관람자들에게 '무료'를 약속한 만큼 표값을 받을 수는 없다. 유치위원회 사무국 관계자는 "이 행사는 하이브 측이 기업에서 광고 등을 받아서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치위원회에서 따로 비용을 지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시 유치기획단 관계자 역시 "하이브가 주최 측이므로 비용 관련 문의는 하이브에서 답해야 한다"며 "부산시는 후원기관으로서 장소를 제공하고 교통 숙박 등 행사에 필요한 행정지원을 담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는 한국경제신문에 "하이브와 다수 기업들이 엑스포 유치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다"고 답했다. 참여 기업명은 공개하지 않았다.유치위원회 안팎에서도 결국 기업들이 '청구서'를 받게 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뛰고 있는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CJ 등 주요 그룹에서 협찬이나 광고 등의 명목으로 얼마씩 나눠 내는 형식을 취할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각 기업들은 한국경제신문 문의에 "아직 협찬 등 요청받은 것이 없고 비용 지원 계획도 잡혀있지 않다"고 밝혔다. 결국 행사에 임박해서 기업들에 급히 협찬을 받거나, 일단 하이브에서 비용을 지출한 뒤 사후 정산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 협찬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하이브에서 나머지 금액을 충당할 수도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이브(연결 기준)는 올 상반기에만 7971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1253억원, 당기순이익은 1295억원을 기록했다. 공연 비용을 스스로 충당하지 못할 재정상황은 아니다.
입장권 판매 없이 순수하게 하이브와 기업들의 협찬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그간 국내서 열린 각종 행사 중에서도 '역대급 협찬 공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계 관계자는 "몇달간 공연하는 초대형 뮤지컬 제작비가 100억~300억원에 이르는 만큼 , BTS의 하루 공연에 70억원이 들어가는 것은 이해할 만한 수치"라며 "이 정도 행사를 협찬으로만 진행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이번 행사는 당초 부산 기장군 일광읍의 한국유리 부산공장 부지에 특설무대를 설치해 10만명을 모아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행사장의 안전사고 문제 등이 거론되면서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으로 지난 2일 장소가 변경됐다. 아시아드주경기장에는 최대 6만~7만명이 입장 가능해 당초보다 참가 인원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하이브는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야외주차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실시간 공연 관람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상은/방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