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한 나라서 가격 또 기습 인상한 롤렉스…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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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영국서 롤렉스 가격 평균 5% 인상스위스 명품 시계회사 롤렉스가 최근 영국에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파운드 가치 하락으로 영국 내 가격 저렴해지자
올 초에 이어 또다시 가격 올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롤렉스는 이달 1일부터 영국에서의 제품 판매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올해 초 미국과 영국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제품 가격을 올린지 8개월 만이다. 영국 파운드화·미국 달러화 환율이 최근 급등(파운드화 가치 급락)한 점이 이번 가격 인상의 이유로 지목된다.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는 최근 1.15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1985년 이후 37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및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에 따른 에너지 가격 등 국내 인플레이션 여파가 겹친 결과다. 파운드화 약세로 롤렉스의 영국 내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지자 회사가 영국에 적용하는 가격의 추가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롤렉스는 인기 제품인 롤렉스 서브마리너 중 한 모델의 영국 가격을 7150파운드에서 7500파운드(약 1190만원)로, GMT마스터 Ⅱ의 경우 8400파운드에서 9000파운드(약 1430만원)로 올렸다.
롤렉스 고객들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을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롤렉스에 가격 결정력이 있다는 평가다. 롤렉스는 연간 약 100만개의 시계를 생산하며 연간 매출 80억스위스프랑을 올린다. 영국 외 국가들도 환율 급등(자국 통화 약세)을 겪고 있다. 유로화 가치는 20년 만에 0.99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미국 달러·일본 엔화 환율은 141엔 이상으로 상승(엔화 가치 하락)하며 통화 가치가 24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한국의 원·달러 환율은 최근 한때 1370원을 돌파하며 원화 약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